1997년 9월 중국의 길림성 도문시에 있는 도문 교회를 인도하던 김영일 장로님이 한국에 오셨고, 성은교회에서 간증을 통하여 중국의 동3성(길림성, 요령성, 흑룡강성)의 선교실태와 지하교회들의 어려움을 호소했었다.


그간 한국 교회는 북한 선교를 위해 기도하며 선교 기금도 준비해 왔지만, 중국 선교가 먼저 문이 열린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은 모택동이 주도한 공산당이 장악했고, 장개석은 패전하여 대만으로 밀려나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수립, 미국과 동맹관계를 계속, 경제 부흥을 힘써왔다. 중국의 지도자 등소평이 구 소련의 붕괴와 러시아의 정치 및 경제 혼란을 보면서 중국을 시장경제 체제로 경제개발의 정책을 선포하며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서양의 경제부흥 정책을 시작했다.

중국을 동토(凍土)의 땅으로 출입이 곤란한 곳이라 인식되어 왔었는데 문이 열리고 세계 각국이 다투어 거대한 중국 시장의 경제성을 기대하고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듯 드나들게 되었다. 차제에 한국 교회들도 중국 선교를 위해 물밀듯 밀고 들어갔다.

성은교회(국제성은복음 선교회)에서도 도문교회에 가서 집회도 인도하며 김 장로와 중국 선교를 의논하고 기도하면서 12교회를 세우거나 건물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왕청현 동광진에서는 공사당사였던 건물을 매입하여 동광진교회당으로 개조해주었고, 흑룡강성 계동에서는 꽤 넓고 큰 우사(牛舍)를 매입, 교회당으로 꾸미고 부흥회를 하는데 수백명이 모였다.

밤 10시경 집회가 막바지로 은혜가 뜨겁게 임하는데 그 곳 공안서(경찰서)에서 짚차 2대에 공안원 8명이 타고 왔다. 안내섰던 사람들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몸을 떨기도 했다. 나는 설교 하던 중 사태의 심각성을 즉시 감지했다.

성령께서 내 마음에 더욱 담대함을 주시기에 더욱 큰 소리로 열변을 토하는 설교를 했고, 기도했을 때 모두가 다 성령이 충만했다. 11시쯤 집회가 거의 끝나갈 때 그들이 기다리다 몇 시 쯤 끝나느냐고 안내원에게 물었을 때 밤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단다. 그 중 하나가 그러면 지금은 그냥 돌아가고 내일 아침 10시 쯤 다시 오자며 모두들 다 돌아갔다는 것이다.

예배실에는 은혜 받은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이어지고 그 교회의 핵심 역할을 하는 몇 분이 모여 심각하게 의논하더니 이 새벽에 이 곳을 떠나시는 것이 좋겠단다. 잡히면 큰 고생을 하게될 뿐 아니라 교회도 존폐가 위태로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밤 1시 경에 음식을 간단히 먹고 오토바이 뒤에 수레 같은 것을 달아 만든 삼륜차를 타고 떠났다. 새벽 공기를 헤치며 다섯 시간을 달려 계동의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여섯 시 사십 분에 출발하는 24인승의 낡은 장거리 버스로 목단강시에 갔다. 그 곳의 포도원 교회에서 집회를 한 후 북경을 거쳐 귀국 했다.

목단강 포도원 교회의 이장로님으로 부터 계동 교회에 내가 떠난 이튿날 공안원들이 와서 한 사람을 잡아 가고 우리가 사 준 새 피아노까지 빼앗아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에는 3자 교회와 지하교회가 있는데, 공산당의 권위 하에서 자생 자영 자립해야 하도록 당의 감독하에 있는 교회로 공산당을 부정하거나 비판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3자교회가 있다. 마르크스와 앵겔스가 주장하며 체계화한 공산주의는 재산 사유를 부정하며 생산수단의 사회적 공유를 주장하고 자본주의를 유물 변증법으로 비판하며 계급투쟁으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선동했는데 레닌과 스탈린이 구 소련 공산주의 혁명으로 몰아갔다.

그들의 주장은 유물사관(唯物史觀)에 입각하여 오로지 물질만이 역사적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신(神)은 없다고 하며 종교(宗敎)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혹평했다. 구소련의 공산주의도 볼셰비키 혁명을 시도한지 70년도 못 되어 망하게 되었고, 2차세계대전 이후 구 소련에 붙었던 나라들은 경제 파탄으로 거지 국가가 되고 말았다.

거대한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이 돈 맛을 보게 되어 경제 정책을 선회함으로 하나님께서 황금어장 같은 인구 10억이 넘는 중국에 선교의 문을 열어주신 것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지구촌 온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령 성과를 날마다 더하게 하심으로 그리스도의 왕국 확장의 역사(役事)를 전개해 가신다.

하얼빈에서 목단강으로 가는길에 아성(아쟁)이란 곳이 있다. 그 곳에 동삼교회(가명)가 있었는데 그 교회를 선교차 지원하기로 하고 집회를 여러 번 했다. 그 교회에는 모 집사님 내외분이 애써 인도했는데, 그들의 요구가 곰 2마리를 사주면 교회 경영이 자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간청하길래 그렇게 해 주기도 했었다.

<계속>

♣최근 굿뉴스미션워싱턴필름(대표 이태봉 목사)이 한국성은교회 장재효 목사의 목회 일대기를 다큐멘터리(http://www.youtube.com/watch?v=ozEoEVL7-qc&feature=player_embedded)로 제작했으며, 기독일보에서는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된 장재효 목사의 목회 에세이 '야향(野香) 장재효(張在孝) 목사의 목회와 선교'를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