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기 학살 사건으로 충격과 슬픔 속에 보낸 한 주간이었습니다.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는 사고의 참상으로 인하여 큰 충격을 받았고, 가해자가 한인 1.5세라는 소식에 다시 한번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해자의 유족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소설가 이문열 씨의 말처럼 조승희 학생은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미국식 교육을 받았고 영어로 생활하고 미국식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종적 분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한 개인이 저지른 사건이기도 합니다. 미국 정부 견해처럼 이 사건은 한국이 조문 사절을 보내고 한국이 책임져야할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다민족이 이민을 와서 함께 섞여 살아가는 나라로 미국의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해자가 우리와 한 피를 나눈 우리 혈육이므로 아픔을 함께 나누며 유족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리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이 사건을 통하여 한인들의 위상이 떨어지고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2세들이 어려움을 당할 것 같아, 저는 이 사건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하루 속히 잊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사건은 그렇게 그냥 잊혀져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새로워져야 할 것입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신앙과 삶의 자세를 새롭게 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오는 화요일 저녁 7:30에 우리 교회 새 예배당 앞에 있는 쥬빌리(Jubilee)교회 예배당에서 있을 버지니아 공대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미 합동 기도회에 다함께 참여합시다. 피해자 유족들과 미국 온 국민들에게 사과를 드려야 하는 한인으로서, 또한 고통당하는 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하나님의 백성으로 많은 성도님들이 다 함께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시간에 있는 “생명의 삶” 공부를 일정상 취소할 수는 없지만, 추모 기도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출석으로 간주하겠습니다. 8 위원회와 목장들이 서로 연락하여 다함께 참여합시다.

둘째로 우리는 부모로서 자녀 교육하는 자세를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조승희 학생은 친구 하나 없이 그래서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인내심을 갖고 따스하게 그를 대하였다면 이런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었지만 그에게는 모두 낯선 타인이었습니다. 책임 있는 부모로서 가정에서 먼저 자녀들과 함께 놀며 매일 30분씩 시간을 가집시다.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봅시다. 노력하는 만큼 즐거워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에 하셨던 것처럼 소외된 자들, 고통당하는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교회가 됩시다. 이곳 베이 지역에도 조승희 청년처럼 분노와 절망 속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로서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난하며 피해가야 할까요? 교회가 이들을 외면한다면 이들에게는 소망이 없습니다. 삭막하고 살벌한 현대 문명 속에서 앞으로 제2, 제3의 조승희들이 수없이 많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찾아가 함께 아파하며 이들을 이끌어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