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3일 "북한이 핵 포기 결단을 내리고 새로운 변화의 길에 들어선다면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미 외교협회(CFR)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은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고 군사적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남북관계로 가는 출발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북정책의 원칙을 견지해 나가면서 비정치적 영역에서의 유연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조성된 남북 간 긴장을 낮추고 현안 해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북한과의 안정적인 대화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라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과거 햇볕정책과는 다르다. 저는 북한의 태도와 성과를 봐가면서 현안부터 해결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현안은 현재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류 장관은 "저의 제1 카운터파트는 북한 당국"이라고 말했다. 또 "동시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세계 모든 국가의 정부와 민간단체는 저의 카운터파트"라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한미 관계에 대해 "지금 역대 최상"이라면서 "잘 작동하는 한미동맹에 새로 더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한미관계의 본질적 격상을 가져올 것이며, 안보와 경제를 두 축으로 한미동맹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관계는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핵심 열쇠"라면서 "한미관계, 남북관계, 미북관계가 선순환적으로 작동할 때 북한 문제는 한걸음 진전했으며, 그 반대의 경우 북한 문제는 두세 걸음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시절 독일에서 공부했고 독일 통일과 서독ㆍ미국 관계의 연관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국 통일부장관의 방미는 그 자체로서 북한과 인접국들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세계 질서가 급변하고 있고 한반도 역시 변화의 한 복판에 놓여 있다"면서 "우리는 변화에 대응하는 미국의 역량을 믿고, 앞으로도 미국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나아가 통일을 위해 협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스콧 스나이더 CFR 연구원,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미 조지타운대 교수 등 한반도 전문가 1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