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27일 "북한의 권력승계 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43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 중인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이 당국자는 이날 패네타 장관을 동행 취재중인 기자들과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아 (권력 승계가) 급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권력승계 지연에도 불구하고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더 공고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3대 세습에 대한 비관론이 있었고, 중국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이후 중국에서는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해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전부는 아니지만 김정은에게 상당한 권한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북ㆍ미 고위급 대화와 관련, 북한의 전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내년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언급한 뒤 "북한은 주민들에게 선물과 식량을 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래서 지금은 잠잠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잠잠하다는 게 핵프로그램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은 리비아 정권이 무너진 이유 중 하나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우리에게 말했다"면서 "협상 상대가 그런 말을 하면 진정성이 없다는 우려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북한의 최근 비대칭 전력 확대 움직임과 관련, "북한의 소행으로 판단되는 중국내 IP 주소를 이용한 사이버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을 지목하기는 힘들지만 사이버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밖에 최근 탈북자 증가에 대해 "내부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런 억압국가에서 `아랍의 봄'과 같은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