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목사는 하나님의 중매쟁이라는 말이 알맞을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 목사는 현재 30여 개 선교지에 신학교육 제공 및 목회자 연장교육 등 각 국에 맞는 맞춤형 신학수업을 제공하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국제 관계를 위한 부총장이란 뜻의 ‘Vice President for International Relations’가 그녀의 직함. 일년에 몇 번씩 중국, 볼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터키 등 세계를 누비는 그녀는 “이제는 선교사와 현지 리더들 간의 바통 터치가 이뤄져야 하는 때. 이제 가장 큰 선교지의 화두는 현지 리더들의 신학교육”이라고 말했다.

“어떤 나라는 아침에 일어나면 (계시를 받았으니 자신이) 목회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나라는 연장교육 프로그램을 해요. 2년 짜리 프로그램으로, 필요한 교수를 보내서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30명만 하려고 했는데 필요를 느낀 현지에서 넘치도록 참여해서 난감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실제로 목회 하면서 필요성을 느끼니까 정말 열심히 들어요.”

신 목사는 “국가 마다 컨텍스트와 필요,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신학교육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학교를 세워주기도 하고, 근처에 있는 나라에 자매학교를 세워 학위는 본교에서 받을 수 있게 하기도 해요. 석사학위 박사학위는 신학교 교수나 총장이 될 인재를 뽑아 미국으로 불러와 교육을 시킵니다. 한가지 문제는 왔다가 안 돌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결국 인재를 뺏어오는 격이 되어버려서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 박사과정 아시안 트랙입니다.”

박사과정 아시안 트랙은 아시아 지도자를 길러내는 트랙으로 집중교육을 통해 미국에서는 4주만 수업을 한다. 베트남, 몽골리아 등 이미 교수를 하고 있는 신학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웨스트 아프리카 트랙의 경우 목회학 박사 과정이 있다. 웨스트 아프리카 목회자들은 석사 후에 바로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커리큘럼 짜기 등으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아프리카 몇 나라에 한해서 목회학 박사 과정을 만들고 1대 1 멘토 형식 수업과 수업 청강, 교과목 준비하는 것을 현 미국 신학교수들에게 배우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선교지 신학교육에서 가장 큰 화두는 “건물이 아닌 교수”다. 웨슬리신학대학교 교수들도 선교지에 자주 왕래하지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한인 목회자들이다.

신학적 소양이 높고 목회도 잘 하는 한인 목회자들과 연결해 현지 목회자 연장 신학교육에 투입하는 것 만큼 알맞는 맞춤형이 없다는 게 신 목사의 말이다.

현재 파트너 패컬티에 소속돼 선교지 연장교육을 이끄는 목회자들은 김중언 목사, 나구용 목사, 배성호 목사, 송종남 목사, 이성호 목사, 이훈경 목사, 정희수 감독, 장동일 목사, 정일남 목사, 장찬영 목사, 한상신 목사가 있다. 이외 이승우 목사도 선교지에서 신학교육으로 활약하는 목회자 중 한 명이다.

▲터키 종교성 장관과 면담하며 찍은 사진.

또 세계를 다니다 보면 미국 신학교를 대표하는 타이틀이 가슴 깊이 고마울 때가 있다. “미국 신학교라는 타이틀이 아직 세계에서는 선교하기에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어요”

그녀는 터키 등 일부 기독교 핍박 국가 종교성 장관 및 지도자들과 만나 유익한 대화 물꼬를 트고 기독교인들이 한없이 천대받는 나라에 기독교인의 위상을 높여주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신학교’를 대표해 국가를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신 목사는 말한다.

기독교인 인구가 극히 소수인 터키의 경우,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이슬람 지도자들과 제대로 된 신학교육 없이 풀뿌리로 일어선 기독교인 지도자를 대면시키고 이슬람과 기독교를 비교하는 TV 공개 토론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현지 교육 수준이 높은 이슬람 지도자들이 당연히 이기게 되어 있는 구조로 진행되는 토론은 ‘기독교는 하층민이 믿는 종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개최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

신경림 목사는 “최근 국회의원이자 웨슬리신학대 이사와 함께 터키를 방문한 자리에서 만난 종교성 장관과의 대화는 더 없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사회적으로 멸시받는 터키 기독교 지도자가 초청됐다. 이 지도자는 눈물을 흘리며 신 목사에게 말했다.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그녀도 따라 눈물을 흘렸다.

더 기쁜 소식은 이슬람 지도자들과 기독교 지도자 간에 이뤄지는 공개토론을, 미국 신학교 교수들을 초청해 한번 개최하자는 제의를 터키 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저는 “중매쟁이”에요. 현지에 필요한 교수, 재정을 대는 분들 비행기 타고 갈 수 있게 해주는 분들을 다 연결하는 일, 기독교 핍박 국가에 미국신학교라는 이름으로 선교에 물꼬를 트는 일, 마음을 열고 비전을 나누면 하나님이 감동을 주신 분들이 먼저 일어납니다. 저는 가진 것 별로 없는데 서로 자기가 가진 것들을 다 합치니까 엄청난 일들이 되는 겁니다. 정말 신기해요.”

신경림 목사는 관계에서 영성을 찾았듯 그렇게 관계에서 세계 선교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