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배성식 목사는 “숲에 들어가 앉으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며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평안해지고 다정한 햇빛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을 들어 보면 하늘은 푸른 사랑으로 가득해 가슴이 뭉클할 정도”라고 말한다. 그에게 숲은 온전히 자신으로서 쉴 수 있는 곳이다.

교회 목사인 그에게 바로 ‘하늘’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숲이다. 저자는 무언가를 진정으로 간구할 때 반지하방의 쪽문도 숲이 될 수 있고, 마음에도 숲이 있다고 말한다.

‘마음의 숲을 거닐다’는 배성식 목사가 그간 마음숲에서의 묵상을 마치 일기처럼 꾸준히 글로 적어 펴낸 책이다. 숲을 산책하거나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우연히 목격한 자연현상이 소재가 되기도 했고, 세상일이나 가정생활에서 있었던 작은 사건이 글의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너무나 평범해서 자칫 놓치기 쉬운 것들이 저자의 세심하고 따뜻한 눈을 통해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의미 있는 것들로 바뀌었다.

수지영락교회 담임인 배성식 목사는 하늘과 땅이 만나는 수평선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는 부산이 고향이다. ‘아들을 주시면 하나님께 드리겠다’라는 부모님의 간절한 서원기도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하늘을 사랑했다. 집 뒷마당에 놓인 평상에 누워 구름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하늘을 헤아리는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고 한다.

대학 시절 그는 하나님의 참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널리 전하고 싶어 목회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신학생 시절부터 매주 기도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던 그는 어느 날 기도원 숲에서 바다에서나 볼 수 있던 수평선을 발견했다. 우러러보던 하늘과 발을 딛고 있는 땅은 가까운 숲에서도 교차하고 있었다.

지난 10년 세월 동안 그는 숲에서 묵상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 치유와 위로, 생명력과 지혜등 나날이 깨우친 것들은 맑고 편안한 언어로 종이 위에 옮겼고 그의 글은 교회를 중심으로전해져 세상에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맑고 단순하며 깊이 있다’. 이것이 그의 글에 대한 주된 평가다. 이에 큰 감동을 받고선, 종교를 막론하고 순수한 저자와의 만남을 요청해 오는 독자도 있었다.

‘하나님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자’는 좌우명을 가진 그는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숲의 위로와 평안, 희망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금껏 써 온 글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것들을 가려 뽑아 ‘마음숲을 거닐다’로 엮었다.

책 내용 중에는 “새벽의 숲은 아직 완전한 자태를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산책 나선 길은 어둠에 묻혀 있지만 늘 다니는 길이기에 익숙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길을 귀로 들으며 걷습니다. 새로운 빛을 맞는 마음이 달라지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입니다”라는 구절도 눈에 띈다.

또 “숲길에는 잎이 파란 소나무 가지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40cm가량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부러진 것입니다. 전나무와 잣나무의 피해가 없는 것은 가지가 아래로 처져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삶의 무게가 짓누른다 할지라도 나뭇가지를 아래로 내려 눈의 무게를 털어내면 부러지지 않습니다. 반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며 끝끝내 숙이지 않는다면 소나무처럼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질 것입니다”라고 숲을 통한 삶의 성찰을 전한다.

“손에 고운 단풍을 올려놓고 보니 벌레 먹은 만큼 구멍이 나 있습니다. 벌레 먹은 나뭇잎 사이로 벌레 먹은 만큼 하늘이 보입니다. 빨간 단풍잎 사이로 보이는 가을 하늘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늘을 더 많이 보기 위해 단풍잎을 더 가까이 가져오니 가을 냄새가 묻어납니다. 살아있는 것은 모두 상처를 받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상처 난 크기만큼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상처를 받았기에 상처 사이로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저자. 그의 상처와 아픔에 대한 성숙한 묵상을 볼 수 있는 이 책은, 영혼이 메마를 때 마음숲으로 가도록 안내해 정화시켜준다.

희망의 노래가 들려오는 숲. 쉼과 위로와 함께 지혜도 얻을 수 있는 숲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