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얼마 전 일본 의원단 울릉도 방문 시도 사태, 그리고 일부 일본 국민들의 반(反)한류 시위 등으로 한일 양국 관계에 또다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양국 갈등은 정치권을 넘어서서 국민들 간의 감정 다툼으로도 확산되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교회가 일본선교에 있어서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이 민족감정으로 손꼽히는 만큼 최근의 상황은 일본선교에 매진해 온 단체들과 사역자들에게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동일본 재난 피해를 도우며 우리 국민들 사이에 일본에 대한 우호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교회들도 일본선교에 보다 관심을 보이고 있던 시기라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일본 대지진에 대한 한국인과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한일관계가 어느 때보다 우호적으로 발전하고 있었으나, 최근 잇딴 악재로 다시 양국간의 관계는 물론이고 일본 선교에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사랑의교회에서 모금을 하던 모습.

일본복음선교회(JEM) 윤성혜 선교사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며, 이런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본 선교사 입장에서는 늘 어려운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또 “동일본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당한 일본인들에게 한국교회가 보여준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의 일본선교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관심을 기대하게 됐지만, 여전히 한국교회에 일본선교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과 같은 긴장 상태가 계속된다면 한국교회의 일본선교에 대한 관심이 축소되어 일본 선교 동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전했다.

윤 선교사는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일본선교를 대할 때 민족적 감정을 넘어서서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선교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국교회와 교인들이 상황과 환경을 뛰어넘는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오히려 더 적극적인 일본선교를 통해 일본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본선교회(JFM) 이승목 고문 역시 “이런 처음은 아니지만 일본에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고 나서 한국에서 놀라울 정도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사랑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본선교 사역자의 입장으로서 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도 한다고 이 고문은 말했다.

그는 또한 “당연히 이런 일들이 생기면 일본선교에 악영향이 있다”며 “나부터가 일본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최근 같은 일이 벌어지면 반감이 생기고 괴로워진다. 일본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선교 대상으로 보기는 하지만 일본을 정말 좋아하지는 않는 분들이 많다. 일본선교에 가장 큰 걸림돌이 민족감정인데 이 부분이 정말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문은 한국교회가 더 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일본을 품을 수 있기 원한다며, “우리가 더 큰 죄를 짓고도 용서와 사랑을 받았는데 일본인을 볼 때는 천국 시민이 아닌 한국 시민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 같다. 일본에 대한 진정한 긍휼과 사랑의 마음이 열리도록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덧붙여, “일본의 천황 숭배의 핵심인 태양신 숭배는 가야국으로부터, 잡신 숭배로 발전하게 된 불교는 백제로부터 전래됐다는 점을 볼 때 일본에 영적 황무지를 열어 놓은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며 “한국 교인들이 이를 깨닫는다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기에 이 기회를 빌어 이를 꼭 많은 교인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의 상황들에 대해 “일본에서 항상 있어 온 일부 극우파들의 움직임이 정치적 이유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견해를 밝힌 두 사람은, 따라서 이러한 흐름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이들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