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주에서 결국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뉴욕 주 상원은 24일 밤 10시경, 33대 29로 앞서 15일에 주 의회를 통과한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결혼평등법안(Marriage Equality Act)’을 통과시켰다.

뉴욕 주는 이로써 미국에서는 여섯 번째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가 됐다. 이들 주 가운데서도 뉴욕 주는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이자 가장 인구가 많은 주로서, 향후 미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일반화해나가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결과에 힘을 받은 동성애자 권익 옹호 단체들은 뉴욕 주에서의 ‘승리’를 발판 삼아 타 주들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 필요로 되는 표 수는 총 62명 가운데 32명 이상으로, 당초 상원들 가운데서 법안에 확실히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이들의 수는 31명이었으나, 두 명의 공화당 의원이 더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법안은 통과되기에 이르렀다.

표를 결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지막에 찬성표를 던진 스티븐 샐랜드 의원은 “동성결혼은 다루기에 극도로 어려운 사안이었다”며 “이 결정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주겠지만 결혼을 포함해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바른 일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역시 마지막에 찬성 쪽으로 표를 결정한 마크 그리산티 의원도 ”가톨릭 교인으로서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간에만 가능하다고 믿어 왔지만 법적으로 동성결혼을 막을 권리는 나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법안에 반대했단 이유로 살해 위협까지 받았던 루벤 디아즈 민주당 상원의원은 “늘 가족적 가치를 옹호해 왔던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법안이 통과된 것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비판했다.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은 동성결혼 찬성자들의 지지는 얻을 수 있겠지만, 공화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으로부터 외면 당함으로써 정치적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정치 분석 기관인 센터 포 리스폰시브 폴리틱스(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는 발표했다.

현재 뉴욕 주에서는 동성결혼 지지자들의 축하 파티는 물론, 레이디 가가, 린지 로한, 알렉 볼드윈 등 유명 연예계 인사들까지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자축하는 분위기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욕 시민의 다수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며, 주 의원들에 의해서 이같은 사안이 결정되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뉴욕 시민 전체의 의사 수렴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종교계 역시 이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뉴욕 주 가톨릭 주교들은 성명을 내고 “법안 통과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이는 인류의 오랜 결혼에 대한 이해와 미국이 자리잡고 있는 토대를 전복시키는 결정적 과오가 될 것”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