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며칠 째
새벽기도회 시간
예배당 맨 뒷자리에
낯모를 여인이
몸을 동그랗게 앞으로 말고
소리도 없이 기도하고 있다
그 모습이
하나님의 모태에서 숨 쉬고 있는
태아처럼 보인다

무슨 일이 있어
저렇게 간절할까
달팽이 같은 뒷모습에
마음이 짠하다
옆에 앉아 사정을 들어주고
손을 얹어 기도해주고 싶지만
그와 하나님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오히려 방해일 듯싶다
대신,
마음의 귀를 기우려
그의 무언의 기도를 엿듣고
마음의 손을 뻗어
축복한다

하갈의 하나님,
한나의 주님,
마리아의 하나님,
저 여인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주님의 모태에서 죽은 듯이 쉬고
기지개를 활짝 펴
새 세상으로 깨어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