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헤브론장로교회에서는 이용일 목사(49)의 위임예배가 진행됐다.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스런 부흥도 경험했지만 이민교회의 아픔도 간직한 헤브론 교회였기에 누가 담임 목회자로 부임하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어느 때 보다 더욱 높았다.

이용일 목사는 1980년 고등학교 때 오레곤으로 이민 온 1.5세 목회자다. 90년대 초 1세와 2세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영어사역에 대한 눈을 떴고, 1.5세 목회자로서 두 세대 간에 다리 역할을 해 온 것이 94년도부터 지금까지다.

▲이용일 목사는 1세의 회복, 부흥과 더불어 2세들이 오너십과 소명의식을 지닌 교회를 꿈꾸고 있다ⓒ김브라이언 기자
이 목사는 1.5세가 겪는 문화적 충격과 갈등을 뛰어넘어 1.5세만이 할 수 있는 광범위한 사역을 바라봤다. 그는 한국 1세대 문화와 2세들의 미국문화를 이해하는 1.5세로, 서북미 지역, 텍사스, 미동부 지역에서 영어 목회를 인도하면서 1세와 2세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 되게 하는 사역을 지향해왔다.

이 목사가 이중언어 구사가 가능한 1.5세 목회자이며 40대 젊은 목회자라는 점을 볼 때 이번부임은 최근 목회자 부임의 추세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목사의 부임은 헤브론 교회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목사가 94년도부터 2002년까지 영어 사역을 한 교회가 바로 헤브론교회이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부임을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여느 목회자와는 다른 특별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렇기에 위임예배가 진행된 지난 6월 12일은 교회 설립 25주년이라 그의 감격은 남달랐다.

헤브론 교회는 이 목사에게 모 교회와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시애틀에서 대학교를 다녔고 오래동안 사역을 했기 때문에 시애틀은 그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이 목사는 다시 헤브론 교회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간직하고 근 10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8월 처음 교회에 발을 내디딘 이 목사는 기쁨의 공동체, 세상과 구별된 공동체, 하나님의 꿈을 꾸는 공동체란 표어를 내걸고 사역의 출발을 알렸다. 그는 1세 목회를 중심으로 10년 후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1, 2, 3세대가 문화를 초월해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 되는 목회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헤브론교회 이용일 목사ⓒ김브라이언 기자
"많은 분들이 문화적인 차이를 연구하고 거기서 해답을 얻어서 1세와 2세 갈등을 해소하고 2세를 키우는 사역을 꿈꾸고 있습니다. 물론 문화적 차이역시 중요하게 다뤄야하지만 교회는 모든 문화를 초월해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끌면 교회의 하나 됨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인 요소를 떠나서 모든 인간은 하나님을 갈망하고 사모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목사는 부임 직후 그동안 흐려졌던 영어 예배를 바로 잡았다. 주일 11시 예배 전에 드리는 영어예배는 1세 예배와는 본문과 말씀의 요지가 전혀 다르다. 자칫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교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

"아직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1세와 2세가 하나님 안에서 자유를 누리고,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예수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는 교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교회의 기초를 다시 쌓고 앞으로의 25년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를 이뤄 가려고합니다"

이 목사는 "교회가 목회자의 리더십이나 프로그램에 의해서는 오래가지 못하는 것을 많이 봤다"면서 "인도하심의 확신가운데 하나님께 감사하고,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는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전도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고 있다"고 앞으로 계획을 전했다.

이용일 목사는 놀스웨스트 유니버시티에서 성서문학을 공부했고 골든게이트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칼빈신학교에서 공부했다. 가족은 사모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