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풀러신학교 총장인 리처드 마우 박사가 “오사마 빈 라덴은 지옥에 갔다”고 주장했다. 이는 마우 박사가 “지옥은 없다”고 주장해 신학계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롭 벨 목사를 옹호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주장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풀러신학교는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한 기독교적 고찰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마우 박사는 빈 라덴이 지옥에 갔느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 이유로 “풀러 신앙고백문 제10항은 ‘악인은 그 인생의 끝에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히 떨어지게 된다’라고 밝히고 있다”며 “빈 라덴은 악인 중의 한 명이며, 또한 회개하지 못한 채 죽었다. 따라서 이같은 결과에 처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우 박사는 그러나 만약 ‘빈 라덴이 죽기 직전에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서는 빈 라덴이 천국에 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면 이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며 “비록 내 사고와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이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우 박사는 빈 라덴과 천국·지옥이라는 주제와 관련해서 롭 벨 목사가 가져온 논쟁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뒤, “나는 벨 목사가 보편구원론자가 아님을 믿는다”고 말했다.

복음주의 대형교회 담임목사인 벨 목사는 3월 출간된 자신의 저서 ‘사랑이 이긴다(Love Wins)’에서 “사랑의 하나님이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자녀들을 지옥에 보내 영원히 고통 받게 할 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따라서 “사실상 지옥은 없다”고까지 표현한 바 있다. 이는 반드시 죽기 전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시인해야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복음주의의 관점을 뒤엎은 것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던 구원에 대한 신학자들의 견해차를 본격적인 논쟁으로 점화시켰다.

벨 목사의 주장에 공감을 표해 온 신학자들 가운데 한 명인 마우 박사는 “죽기 전에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것이 구원의 필수 조건임을 부정하는 것과는 다른 것임을 강조해 왔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의 블로그에도 벨 목사의 주장에 반대하는 신학자 중 대표적인 남침례교신학교 총장 R. 앨버트 몰러 Jr. 박사에 대해 반박하며 “침례교에도 ‘책임질 나이(age og accountability)’라는 개념이 있어 그 나이에 대한 견해차는 있지만 어려서 죽은 이들은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다. 벨 목사도 몰러 박사도 같은 침례교인으로서 이에 대한 기본 입장은 같을 것이며 둘의 차이는 다만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몇 살까지 구원을 받는가 정도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 글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문에는 ‘선택함을 받은 어린이들은 어려서 죽는다 하더라도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에 의해 중생되고 구원된다. 이 원리는 말씀의 사역을 통해 외적으로 부름을 받을 수 없는 모든 택함 받은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한다’고 나온다. 이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때와 장소와 방법으로 역사하시기’ 때문이다”고 쓰기도 했다.

이 글은 마우 박사가 자신과 벨 목사의 구원에 대한 입장이 정통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점을 논증해 보이기 위해 쓴 것으로, 이와 더불어 빈 라덴의 죽음과 그 이후에 대한 자신의 견해 역시 구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해 준다고 마우 총장은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