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시를 쓴다고 말했던 휠체어의 천사 장은경이 ‘작은 평화의 집’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산문에 담아 ‘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를 펴냈다.

장호원에서 ‘작은 평화의 집’을 꾸려가며 열여섯 명 장애아의 어머니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 역시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아온 1급 장애인이다.

이미 두 권의 시집과 한권의 소설을 출간하여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에 엮은 산문집은 작가의 눈물을 모아 써내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장애아를 돌보며 경험한 슬픔과 아픔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이별을 진솔한 문장을 통해 공감하는 동안 독자는 내 것만을 챙기며 살아온 가슴 속에 피어나는 사랑의 힘과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인색하지 않다. ‘때론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동반되는 이별 앞에서 밤낮없이 흐르는 눈물이 내 앞길에 큰 강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러한 시련들이 무색하리만치 지금의 가족들이 사랑스럽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작가에게 희망과 행복은 멀지 않다. 혈연으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그에겐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가슴으로 끌어안은 장애아들은 물론, 작고 낡은 오토바이에 김장김치를, 때론 쌀을 싣고 달려와 주는 아저씨, 손바느질을 해서 얻은 수익금을 들고 일 년에 두 번 찾아와주는 호주의 후원자, 봄이면 나물 보따리를, 어느 날은 열무 김치를 이고 먼 길을 걸어 올라오는 할머니도 ‘작은 평화의 집’가족이다.

그리고 요한은 사제의 길을 미루고 더 큰 소명을 받아 모두의 삼촌이 되었다. 가족 해체 시대를 향해 작가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기쁨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이병권 씨의 감성적인 사진들이 그들의 행복을 더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