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개혁측 부총회장이자 한기총 범대위 공동위원장인 박현수 목사가 현 한기총 사태와 관련, 회유책으로 5천만원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반면 상대측에서는 서로 농담조로 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목사는 16일 오후 몇몇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3월 2일 밤 11시경 우리 교단 임원 3명이 나를 찾아와 한기총 소요사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그들이 내게 ‘비대위(현 범대위)에서 손 떼고 총회와 합류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러나 내가 ‘비대위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그럴 수 없다’고 하자, 이번에는 그 중 A 목사가 ‘길자연·홍재철·이승렬 목사를 같이 만나보면 어떻겠느냐’고 재차 제안했고, 역시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하자 ‘5천만원을 줘도 싫으냐’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현수 목사는 이 제안에 대해 받지 않겠다는 의미로 “50억쯤 주면 생각해 보겠다”며 “받을 이유도 없고 받아서도 안 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 목사를 찾아온 임원들은 새벽 3시경까지 그와 이야기를 하다가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현 범대위의 활동에 대해 “본인은 1년차 총무로, 그간 한기총의 모습과 선거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기도하던 차에, 젊은 목사님들이 용감히 ‘법이오’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동감하여 함께하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각 교단 총무들과 길자연 목사님이 아닌 것은 아니라 하고 옳은 일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현수 목사의 이같은 주장에 A 목사는 “서로 친하기에 농담조로 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박 목사님이 혹시 빚진 것이 있어서 그러는가 싶어, ‘혹시 그렇다면 우리가 갚아주겠다’며 농담을 했고, 그래서 박 목사님도 같이 농담조로 ‘50억’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A 목사는 또 “그 당시 대화는 다 녹음해 갖고 있다”며 “사적인 자리에서 오간 농담을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 박 목사의 인격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현수 목사는 이에 대해 “A 목사와는 농담을 할만큼 친한 관계도 아니고, 당시 그들은 내가 ‘민감한 시기이니 찾아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찾아왔었다”며 “그런 자리에서 그런 농담을 꺼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재반박했다. 또한 “그의 말대로 사적인 자리에서 농담한 내용이라면, 왜 녹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박현수 목사는 지난 1월 20일 한기총 정기총회 이후 교단 총무직을 사임한 상태다. 이를 두고서도 총회장인 이승렬 목사는 “박 목사가 20일 총회에서의 소란이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었고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고 양심고백하고 사임했다”고 밝힌 반면, 박현수 목사는 “본인은 양심고백한 바도, 총회 이후 이승렬 목사와 만나거나 통화한 바도 없으며, 총무직을 사임한 것은 한기총 사태와는 관련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