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목사측이 대표회장 인준 무효 및 임시총회 개최시 결의 내용 무효 등을 골자로 한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임시총회 개최를 강행했다.

길 목사측은 15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임시총회를 개최, 통합측을 중심으로 한 실행위원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신규가입 단체 승인, 정관개정안 의결, 정관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의 건, 기타 안건을 처리했다. 사회도 길자연 목사가 그대로 맡아 진행했다.

개회를 선언하기 전까지 길 목사측은 총회 장소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또 총회 진행 중에는 앞으로 나와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서도 제재했다. 이번 가처분 결과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나온 원인 중 하나가 지난 속회 당시 의사정족수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던 점을 의식해 참석자 수를 정확하게 알리려는 의도로 보였다.

먼저 길 목사의 요청에 따라 총대들에게 가처분 결과에 대해 설명한 김청 사무국장은 “임시총회는 개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총회에서 논의된 안건은 법원에서 효력을 정지했다”고 말했다. 회원들을 징계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기총 법규에 개인을 징계할 수 있는 법이 없고 정관을 개정해도 사실상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된 회의는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사)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에 대한 신규가입 단체 승인의 건과 관련, 한 총대가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회원가입에 대한 운영세칙에서는 가입 신청 후 신규회원가입심사위원회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심사하고 실행위원회에 상정해 이를 심의한 뒤 총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결국 표결을 강행해 가입을 승인했다.

주요 안건인 정관 개정에 대해서도 잡음이 일었다. 개정안에는 실행위원 징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한 통합측 목사는 “법과 절차가 안 되면 효력이 정지된다”며 “지금 무리수를 둔다면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길 목사는 신속하게 찬성에 대한 가부를 물었고, ‘아니오’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묵살했다. 한 총대가 “법적인 문제인데 그래도 되는가”라고 언성을 높였지만 회의는 그대로 진행됐다.

이날 길자연 목사측이 총회 개최를 강행하고 안건들을 처리한 데 대해 한 범대위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이로써 길 목사측에는 개혁에 대한 의지조차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한편 길자연 목사측은 오는 18일 결정이 예상되는 대표회장직무가처분 등과 관련 향후 사회법 문제에 대해 기구를 신설해 대응키로 했으며, 오는 25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특별목회자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