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노교회와 소명교회가 통합돼 ‘소명교회’로 다시 시작한다. 담임은 최진묵 목사로, 소명교회를 섬겼던 김정광 목사는 뉴질랜드 선교사로 떠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교회 통합문제일 것이다.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교회들이 생겨났고 이 가운데 주로 중, 소형 교회들이 통합의 과정을 겪었다. 서로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도 과정 가운데 불협화음이 생기거나, 통합된 이후 불화를 겪는 일도 많아 보통 교회 통합은 해당 교회들끼리 조용히 이뤄지거나,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흡수하는 흡수통합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렇다면 두란노교회와 소명교회 통합은 어땠을까? 지난주, 교회가 속한 KAPC(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동남부 노회의 정식 인준을 받고, 노회장으로 취임한 ‘소명교회’ 최진묵 담임목사를 만났다.

두란노교회와 소명교회 사이 통합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소명교회를 섬기던 김정광 목사가 뉴질랜드 선교를 향한 부르심에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해 같은 노회 최진묵 목사를 찾았다. 소명교회 이전에 뉴질랜드 선교사로 오랜 세월 헌신해온 김 목사는 안정적으로 사역하던 담임목회를 내려놓고 다시 선교지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최 목사에게 전달했고, 최 목사는 세가지 안을 제시했다. 새로운 담임목사 청빙, 교회 폐쇄, 교회 통합이 그것이다. 소명교회 입장에서 담임목사 청빙은 어려웠고, 교회 폐쇄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실 김정광 목사는 ‘두란노교회와의 통합’을 염두해 두고 당시 부노회장이었던 최진묵 목사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일주일간 기도해보고 다시 만나자고 했어요. 일주일 후에도 변화가 없었죠. 알다시피 통합이 예민한 문제기 때문에 자칫 의도하지 않게 성도들에게 배신감, 불신과 같은 상처를 안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교회 성도들에게 통합의 뜻을 밝히고, 그 과정은 성도들에게 전임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하게 두 교회 모두 통합에 긍정적이었고, 2주 동안 각 교회 목사들이 상대교회 주일예배 시간에 강단을 교류했습니다.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통합에 마음을 열고 공동의회를 각각 개최해 통합건을 가결하고 노회에 청원하게 됐습니다.”
▲소명교회를 배경으로 선 최진묵 목사./font>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됐고, 1월 30일부터는 소명교회에서 두 교회가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김정광 목사는 마음에 소원하던 대로 2월 27일 교회의 공식적인 송별회를 받고 선교사로 나갔고, 이때 후원회가 조직되기도 했다.

노회의 공식적인 인준을 받기 전, 두 교회에서는 각각 성도 4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을 결성해 교회 이름을 결정하는 것부터 행정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조율해 갔다. 지난 3월 7일 KAPC 동남부 노회에서 ‘두란노교회와 소명교회 통합건’이 공식 승인돼, 이름은 ‘소명교회’로 담임목사는 최진묵 목사로 결정됐다.

궁금했던 것은 최진묵 목사가 오랫동안 비전을 갖고 추진해 온 ‘가스펠 하우스’에 관한 것이었다. 두란노교회의 이름에 담긴 뜻도 있었고,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스펠 하우스’ 설립 건은 어떻게 마무리 될지 물었다.

“목회자라면 가장 먼저는 교회의 필요(Need)에 순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오랜 세월 품고 있던 문화 선교와 가스펠 하우스에 관한 비전이 있지만, 주님께서 허락하신 양떼를 돌보는 것이 먼저겠지요. 교회 이름은 ‘소명교회’로 했습니다. 두 교회를 통합하는 입장에서 두란노교회를 사역하던 제가 담임목사가 됐는데, 이름마저 두란노교회가 되면 만에 하나 상대적으로 상처받고 박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또 모르는 분들이 보면 일방적으로 흡수통합된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가스펠 하우스’의 비전은 통합을 통해 오히려 동력을 얻었습니다. 좋은 성도님들이 만나 독립된 예배당에서 예배 드리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해 간다면, 목회자의 비전을 같은 마음으로 품고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최진묵 목사는 거듭 ‘가스펠 하우스’의 비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당장은 통합된 교회 성도들의 양육과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역시 ‘그의 스타일’이 여실히 나타난다.

통합이 ‘연착륙’ 됐으니, 조만간 성경중심의 소그룹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바이블 리그’를 개최한다. 각 구역별로 한 달에 한번씩 교회에서 성경퀴즈대회를 열어, 1년 간 경합을 거친 뒤 최종 승자를 가려내는 형식이다. 성경의 한 테마를 정해 구역별로 준비해 올 수 있도록 하면, 소그룹 모임 가운데 한번이라도 더 성경에 대한 질의응답이 생기고, 이를 계기로 성경 공부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양서, 신앙서적 돌려 읽기, 청지기 훈련 및 세미나,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모임을 진행 중이거나 기획하고 있다.

“크리스천들도 세상 못지 않게 재미있는 문화로 접속되면 은혜와 재미가 더해집니다. 성경 중심의 은혜로운 분위기가 정착되면, 이것이 가스펠 하우스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소명교회는 4273 Davis Rd. Buford GA 30518에 위치해 있으며, 주일 오전 11시에 대예배로 모인다. 수요성경공부는 오후 8시 30분, KM 청년대학생 모임은 토요일 오후 8시, EM 모임은 금요일 오후 8시, 새벽기도회는 화~금요일 오전 6시, 토요일 오전 6시 30분이다. 문의는 404-643-6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