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민족 성시화대회 시작을 알린 경배와 찬양 ⓒ이재학 기자
故 옥한흠 목사의 장남 옥성호 씨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대해 회고했다. 옥 씨는 이날 ‘아버지 옥한흠’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들을 들려줬다.

눈에 띄는 것은 40여년만에 아버지의 눈물을 본 일이 뜻밖에도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였다는 사실.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뒤 식사자리에서 눈물을 보인 옥 목사는 “연아가, 연아가… 그 작은 몸으로 얼마나 힘들었겠니.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해서…”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는 것.

다른 눈물은 항암 치료차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병실에서였다. 옥 목사는 아들에게 “성호야, 내가 왜 이렇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재미없게 산 사람이 또 있을까?” 라며 눈물흘린 것. 옥 씨는 이에 “아빠 젊을 때 누가 카바레 가서 춤추자고 하면 재밌었을 것 같으세요? 아빠는 평생 자신에게 가장 만족을 주는 삶을 사신 거예요”라며 달랬다고 한다.

옥 씨는 ‘아버지’로서의 목사에 대해서는 “나에게 아버지는 영원히 실종된 존재”라며 “어쩌면 아버지는 없었던 것과 같이 늘 ‘빈자리’였다.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 존재감을 느껴본 적이 없으니 부재(不在)를 부재로 느껴본 적도 없다. 제가 아버지가 된 뒤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 뿐이고, 아버지는 속으로만 미안해했을 뿐이고…”라고 털어놓았다.

故 옥 목사는 매주 가정예배를 드리자는 약속조차 지키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옥 씨는 “고2 때 새로 산 가정예배 교재에 처음 재미를 느끼고 늦게 귀가하신 아버지 뒤를 쫓아 들어갔을 때, 옷도 벗지 않은 채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힘없는 모습을 봤다”며 그 이후 가정예배라는 말조차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옥 목사는 생전 세 아들들에게 “너희가 목사가 되겠다고 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며 “너희는 모두 목회자로서 자질도 소명도 부족하다. 행여라도 아버지를 믿고 목회한다는 소리 할 생각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목회자의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고, “한국은 목사가 너무 쉽게 되고 또 너무 많아서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옥성호 씨는<아버지, 옥한흠(국제제자훈련원)> 저자 인터뷰에서 “아버지 개인이 아니라 목회자 옥한흠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 미국 생활을 당분간 접고 사랑의교회 출판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성의 아버지 묘소를 잘 찾지 않는다”며 그 이유에 대해 “거기 가면 늘 빈자리였던 아버지의 그 ‘빈자리’마저 사라졌음을 느끼게 될 것 같아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