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기독 연예인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은 이들을 품고 있던 교회로서는 경악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며칠을 기다려도 교회의 입장이나 자성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절망보다 무거운 침묵의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금요일 저녁 서울 대치역 부근의 한 까페에서 연세대 유영권 교수(목회상담학)와 한국자살예방협회 장창민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까페에 들어선 유영권 교수는 통성명을 하자마자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던 분이었는데…”라며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장창민 과장 역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제발 사건이 있을 때만 관심을 갖지 말고 예방에 힘써 달라”는 당부를 연거푸 했다.
유 교수, 장 과장, 기자는 모두 씁쓸한 심정으로 한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냄비처럼 끓어오르다 금세 식어버릴 가십이 될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하고 그 일을 위해 누구도 하지 않았던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유 교수와 장 과장은 한결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우울증과 절망을 이길 수 있는 희망은 오직 교회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충격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세 명의 기독 연예인이 자살했다.
유 :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사건이다. 개인적인 호(好), 불호(不好)를 떠나 하나님을 믿고 주위에 신실하다고까지 알려졌던 이들이 자살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장 : 마찬가지 심정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이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루는데 급급한 것 같아 안타깝다. 언론의 보도만 보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아무런 징후가 없었던 것 같지만 징후 없는 자살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 자살을 결심한 이들은 주위에 “죽고 싶다”거나 “정리할 것이 있다”는 등 자살에 대한 암시를 한다. 대부분의 자살 사건은 이같은 징후만 인지해도 예방이 가능하다.
-이들 사건을 교회와 연관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유 : 물론 그렇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자살로 인한 죽음과 성 문제 등 우리 사회에서 이미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을 금기사항이라는 이유로 언급조차 꺼리는 경향이 있다. 목회자가 회피하면 성도들은 현실과 말씀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뿐이다. 믿는 자들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분명 목회자들의 교육 방향이나 설교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유 : 거룩의 하나님과 심판의 하나님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 죄를 짓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성도들은 때로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목회자들은 죄를 죄로 가르치되 유혹에 빠지거나 중심을 잃었을 때 다시 일어서서 하나님을 붙드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사랑의 하나님이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양면의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일종의 분열현상이 생긴다. “이렇게 살아갈 내가 아닌데…”라고 절망하다가 현실의 비참함을 견디지 못해 자포자기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상담실에 상담을 요청하는 상담자 중 교회에 다니는 이들의 비율은 얼마나 되나?
장 : 상담자들에게 종교를 밝히라고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간혹 상담 내용 중 ‘교회에 다니는데’라고 자신의 종교를 밝히는 이들이 있다. 대략 전체 상담자 중 10% 정도다.
-사이버 상담실을 찾기 전 교회에서 자살 충동에 대해 상담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나?
장 : 교회에 다닌다고 밝힌 상담자들 중 대부분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교회 사역자나 교회에 다니는 자신의 부모님들께 상담을 요청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결같이 “말씀드려봤지만 기도하라는 얘기 밖에 못 들었다. 너무 답답해서 사이버 상담실을 찾게 됐다”고 얘기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게 자살에 대처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목회자나 교인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에게 적절한 상담을 못해주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 : 전통적으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말하는 훈련만 많이 받았지 듣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 교회의 첫번째 역할이 말씀선포이기는 하지만 선포한 말씀을 성도들이 삶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돌봐주고 이에 실패하더라도 이들의 아픔을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야 한다. 신학대학에서 상담에 대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장 : 교회의 정죄의 시각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자살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각 교회 설교를 모니터링을 했는데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자살 사건을 설교 예화로 택하긴 했지만 모범적이라고 할 만한 설교는 찾을 수 없었다. “제대로 믿었다면 그런 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 사단의 영이 들려서 그렇다” 등 정죄의 내용이 많았다. 설교를 듣는 성도들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누가 그 설교를 듣고 목사님이나 사역자를 찾아가 “나도 자살의 유혹을 느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기독 연예인들이 자살로 사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 : 개신교는 가톨릭을 비롯한 타 종교에 비해 개교회 성향이 강해서 공동체 소속감이 낮은 편이다. 하나의 중심을 향해 연합하고 어느 교회를 다니거나 하나님 안에서 하나라는 의식이 강화돼야 된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이미지를 중시하는 직업에 종사하다보니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데 익숙하지 않아 자기 안에 갇히기도 쉽다. 교회 지도자들이 자신의 교회에 출석하는 연예인들을 일반인과 같이 한 사람의 성도로 보고 돌보기보다는 교회를 홍보해줄 수 있는 유명인사로만 여기는 것도 여러 이유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장 : 유 교수님 의견에 동의한다. 연예인들은 겉보기에만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 신앙적인 측면에서는 목회자의 돌봄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소외계층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 ‘미제이’처럼 교회에 다니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관리할 방법을 배우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가 많아져야 한다. 또 교회에서도 연예인 돌봄 사역을 전문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이에 영향을 받은 일반인들의 후속 자살로 이어져서 더 문제가 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유 :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 또는 교회를 싫어하는 이들이 기독교 전체에 대한 비난을 하고 있어 염려스럽다. 물론 교회도 책임이 있다고 앞서 언급했지만 교회를 구성하는 우리들의 문제일 뿐 복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은 이 부분에서 혼란을 겪는 것 같다.
장 : 언론에 故 정다빈 씨 사망사실이 보도된 후 상담 건수가 평소의 3배가량 늘었다. 故 유니 씨의 사망 이후에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났다. 각각 5일 동안 이 현상이 지속됐는데 일부 상담자들은 직접적으로 “00씨의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흔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조언해 달라.
유 : 목회자들이 절망에 빠진 성도들에게 살아야 한다는 희망을 주고 격려할 수 있도록 신학대학교에서부터 체계적인 상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전캠프 등 대규모 프로그램을 실시해 이들의 아픔을 돌보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유가족들과 지인들이 받는 상처를 치유하고 이들이 겪게 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돌보는 데에도 교회가 힘써야 한다.
장 :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이버상담처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자살예방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 교회 내에도 이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교회 외적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상담처가 필요하다. 협회는 사이버상담의 취지에 뜻을 같이 하는 단체나 교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협력해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유 : 매년 9월 10일은 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공동 제정한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는 9월 둘째 주를 자살예방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9월 둘째 주에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자살예방에 관련한 설교를 전하고 성도들의 생명 중시 사상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권장하는 자살예방주간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시기에 맞춰 연세대 신학교수들과 각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심포지엄도 개최하고자 한다. 많은 교회들이 자살예방 운동에 참여해주길 바란다.
장 : 한국자살예방협회의 자살예방 운동이 생명을 중시하는 기독교의 정신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자살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교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인 중에 병리적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성도가 있다면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약으로 치료해야 될 우울증을 방치했다가 화를 부를 수도 있다. 반면 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상담을 통한 체계적 돌봄이 필요하다. 교회 안팎의 영혼들이 시달리고 있는 우울증이나 자살의 문제를 이제 교회가 끌어안고 해결책을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사이버상담실(www.counselling.or.kr)은 온라인으로 공개 상담과 비공개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비공개 상담의 경우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다음은 보건복지부가 19일 발표한 우울증·자살 징후 상담기관이다.
24시간 전화 상담 : 전국 어디서나 희망의 전화 129,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방문상담 : 전국 137개소 정신보건센터
지난 금요일 저녁 서울 대치역 부근의 한 까페에서 연세대 유영권 교수(목회상담학)와 한국자살예방협회 장창민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까페에 들어선 유영권 교수는 통성명을 하자마자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던 분이었는데…”라며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장창민 과장 역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제발 사건이 있을 때만 관심을 갖지 말고 예방에 힘써 달라”는 당부를 연거푸 했다.
유 교수, 장 과장, 기자는 모두 씁쓸한 심정으로 한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냄비처럼 끓어오르다 금세 식어버릴 가십이 될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하고 그 일을 위해 누구도 하지 않았던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유 교수와 장 과장은 한결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우울증과 절망을 이길 수 있는 희망은 오직 교회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충격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세 명의 기독 연예인이 자살했다.
유 :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사건이다. 개인적인 호(好), 불호(不好)를 떠나 하나님을 믿고 주위에 신실하다고까지 알려졌던 이들이 자살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장 : 마찬가지 심정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이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루는데 급급한 것 같아 안타깝다. 언론의 보도만 보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아무런 징후가 없었던 것 같지만 징후 없는 자살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 자살을 결심한 이들은 주위에 “죽고 싶다”거나 “정리할 것이 있다”는 등 자살에 대한 암시를 한다. 대부분의 자살 사건은 이같은 징후만 인지해도 예방이 가능하다.
-이들 사건을 교회와 연관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유 : 물론 그렇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자살로 인한 죽음과 성 문제 등 우리 사회에서 이미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을 금기사항이라는 이유로 언급조차 꺼리는 경향이 있다. 목회자가 회피하면 성도들은 현실과 말씀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뿐이다. 믿는 자들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분명 목회자들의 교육 방향이나 설교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유 : 거룩의 하나님과 심판의 하나님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 죄를 짓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성도들은 때로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목회자들은 죄를 죄로 가르치되 유혹에 빠지거나 중심을 잃었을 때 다시 일어서서 하나님을 붙드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사랑의 하나님이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양면의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일종의 분열현상이 생긴다. “이렇게 살아갈 내가 아닌데…”라고 절망하다가 현실의 비참함을 견디지 못해 자포자기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상담실에 상담을 요청하는 상담자 중 교회에 다니는 이들의 비율은 얼마나 되나?
장 : 상담자들에게 종교를 밝히라고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간혹 상담 내용 중 ‘교회에 다니는데’라고 자신의 종교를 밝히는 이들이 있다. 대략 전체 상담자 중 10% 정도다.
-사이버 상담실을 찾기 전 교회에서 자살 충동에 대해 상담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나?
장 : 교회에 다닌다고 밝힌 상담자들 중 대부분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교회 사역자나 교회에 다니는 자신의 부모님들께 상담을 요청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결같이 “말씀드려봤지만 기도하라는 얘기 밖에 못 들었다. 너무 답답해서 사이버 상담실을 찾게 됐다”고 얘기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게 자살에 대처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목회자나 교인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에게 적절한 상담을 못해주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 : 전통적으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말하는 훈련만 많이 받았지 듣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 교회의 첫번째 역할이 말씀선포이기는 하지만 선포한 말씀을 성도들이 삶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돌봐주고 이에 실패하더라도 이들의 아픔을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야 한다. 신학대학에서 상담에 대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장 : 교회의 정죄의 시각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자살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각 교회 설교를 모니터링을 했는데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자살 사건을 설교 예화로 택하긴 했지만 모범적이라고 할 만한 설교는 찾을 수 없었다. “제대로 믿었다면 그런 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 사단의 영이 들려서 그렇다” 등 정죄의 내용이 많았다. 설교를 듣는 성도들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누가 그 설교를 듣고 목사님이나 사역자를 찾아가 “나도 자살의 유혹을 느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기독 연예인들이 자살로 사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 : 개신교는 가톨릭을 비롯한 타 종교에 비해 개교회 성향이 강해서 공동체 소속감이 낮은 편이다. 하나의 중심을 향해 연합하고 어느 교회를 다니거나 하나님 안에서 하나라는 의식이 강화돼야 된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이미지를 중시하는 직업에 종사하다보니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데 익숙하지 않아 자기 안에 갇히기도 쉽다. 교회 지도자들이 자신의 교회에 출석하는 연예인들을 일반인과 같이 한 사람의 성도로 보고 돌보기보다는 교회를 홍보해줄 수 있는 유명인사로만 여기는 것도 여러 이유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장 : 유 교수님 의견에 동의한다. 연예인들은 겉보기에만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 신앙적인 측면에서는 목회자의 돌봄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소외계층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 ‘미제이’처럼 교회에 다니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관리할 방법을 배우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가 많아져야 한다. 또 교회에서도 연예인 돌봄 사역을 전문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이에 영향을 받은 일반인들의 후속 자살로 이어져서 더 문제가 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유 :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 또는 교회를 싫어하는 이들이 기독교 전체에 대한 비난을 하고 있어 염려스럽다. 물론 교회도 책임이 있다고 앞서 언급했지만 교회를 구성하는 우리들의 문제일 뿐 복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은 이 부분에서 혼란을 겪는 것 같다.
장 : 언론에 故 정다빈 씨 사망사실이 보도된 후 상담 건수가 평소의 3배가량 늘었다. 故 유니 씨의 사망 이후에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났다. 각각 5일 동안 이 현상이 지속됐는데 일부 상담자들은 직접적으로 “00씨의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흔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조언해 달라.
유 : 목회자들이 절망에 빠진 성도들에게 살아야 한다는 희망을 주고 격려할 수 있도록 신학대학교에서부터 체계적인 상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전캠프 등 대규모 프로그램을 실시해 이들의 아픔을 돌보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유가족들과 지인들이 받는 상처를 치유하고 이들이 겪게 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돌보는 데에도 교회가 힘써야 한다.
장 :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이버상담처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자살예방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 교회 내에도 이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교회 외적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상담처가 필요하다. 협회는 사이버상담의 취지에 뜻을 같이 하는 단체나 교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협력해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유 : 매년 9월 10일은 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공동 제정한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는 9월 둘째 주를 자살예방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9월 둘째 주에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자살예방에 관련한 설교를 전하고 성도들의 생명 중시 사상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권장하는 자살예방주간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시기에 맞춰 연세대 신학교수들과 각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심포지엄도 개최하고자 한다. 많은 교회들이 자살예방 운동에 참여해주길 바란다.
장 : 한국자살예방협회의 자살예방 운동이 생명을 중시하는 기독교의 정신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자살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교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인 중에 병리적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성도가 있다면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약으로 치료해야 될 우울증을 방치했다가 화를 부를 수도 있다. 반면 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상담을 통한 체계적 돌봄이 필요하다. 교회 안팎의 영혼들이 시달리고 있는 우울증이나 자살의 문제를 이제 교회가 끌어안고 해결책을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사이버상담실(www.counselling.or.kr)은 온라인으로 공개 상담과 비공개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비공개 상담의 경우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다음은 보건복지부가 19일 발표한 우울증·자살 징후 상담기관이다.
24시간 전화 상담 : 전국 어디서나 희망의 전화 129,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방문상담 : 전국 137개소 정신보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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