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 번 개최되는 세계 성공회 대주교 회의가 미국 성공회에 반대하는 뜻으로 일부 대주교들이 회의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에서도 영국 더블린에서 25일 개회했다.

총 38개 세계 성공회 교구를 대표하는 대주교 가운데서 보수주의 지도자 10명 가량은 앞서 동성애자 주교와 동성혼을 인정하는 캐서린 제퍼츠 셔리 미국 성공회 수좌주교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러나 이들의 불참은 미국 성공회에 대한 반대이지, 세계 성공회나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에 대한 불만의 표출은 아니라는 점을 세계 성공회 사무총장인 케네스 키어런 주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했다.

미국 성공회는 2003년 게이인 진 로빈슨을 주교로 임명하면서 세계 성공회 내에 파문을 일으켰으며, 작년에 두번째로 레즈비언인 메리 글래스풀을 주교로 임명했다.

세계 성공회 내 보수주의자들은 동성애는 성경 진리와 양립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들 보수주의자들과 동성애에 보다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자들 간의 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교단 분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자 세계 성공회 지도부는 2004년에 이 문제에 대한 모라토리엄 결정을 내려 놓은 상태다.

그러나 미국 성공회는 올해 초 매사추세츠 주에서 두 레즈비언 사제들의 결혼식을 허용하는 등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보수주의자들의 불만도 고조되어 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번 대주교 회의에서는 동성애 문제가 주요 안건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키어런 사무총장은 밝혔다. 회의는 오는 30일 기자회견과 함께 폐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