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둘루스로 이전해 아카데미 형 교회를 꿈꾸는 교회가 있다.

목사가 되기 전 서울사범대학을 마쳤기 때문인지, 미군에 근무하면서 전자공학을 가르친 경력 때문인지, 다 갖춰진 교회건물 보다 일부러 창고식 건물을 빌려 필요에 따라 예배당, 성경공부 교실, 영어 교실, 그리고 탁구장으로 바꿔가며 ‘교육 목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바로 3월 초 입당을 앞두고 있는 조지아침례교회 이학범 담임목사다.

2009년부터 조지아침례교단(GBC)의 지원을 받고, 마리에타 소재 미국교회에서 무상으로 교실 하나를 빌려 쉬이 개척교회를 시작한 이학범 목사는 그러나 얼마 안돼 미국교회의 사정으로 건물 사용 시간과 영역에 제한이 생기자 개척목회의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게 됐다. 여느 개척교회나 겪는 예배당 문제였지만, 교회를 섬기던 여섯 가정이 떠나면서 남모를 가슴앓이도 해야 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이학범 목사는 오히려 예배처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고 하나님께서는 생각도 못한 둘루스 요지에 위치한 현재의 건물을 우연히 보게 하셨다. 놀랍게도 이 장소는 그가 오랫동안 꿈꿔오던 교회의 모습이었고, 건물주가 ‘교회가 들어온다면 교회 구조에 맞도록 공사를 무료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물어볼 것도 없이 기도응답이었다. 성전을 찾은 기쁨에 도움의 손길이 더해져 예배처소를 찾은 기쁨은 배가 됐다.

▲조지아침례교회 이학범 목사가 새성전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일주일 내내 문 여는 다목적 교회의 비약 꿈꾼다

그 동안 마음껏 사용하지 못했던 교회에 대한 꿈을 이루려는 듯 이학범 목사는 “일주일 내내 매일 문을 여는 교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 ‘다목적 교회’로의 비약을 준비하고 있다.

조지아침례교회는 주일과 예배 시간에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전으로, 평일에는 무료 영어교실(ESL)과 성경공부, 그리고 미스웨스턴침례신학대학의 박사과정 인텐시브 교실로 사용되며, 필요한 때에는 탁구장도 되는 ‘변화무쌍’한 다목적 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입당감사예배와 임직예배를 한달 여 앞둔 이학범 목사의 마음은 더욱 설렌다.

특별히 조지아침례교회에서 제공할 무료 ESL 코스인 ‘300번 영어교실’은 미국에서 영어로 고민하는 한인들의 고충을 속 시원히 해결 할 첨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목사는 “이민목회를 하면서 발견한 것은 한인들이 하나 같이 영어 때문에 남모를 고민을 한다는 것”이라며 “나부터 미국에서 33년간 영어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이민자의 서러움을 덜어줄까 하다 300번 영어교실을 시작했다” 고 했다.

1994년 이 목사가 직접 개발한 ‘300번 영어교실’은 갓 태어난 아기들이 엄마로부터 같은 단어를300번 이상 반복해서 들으면 생각하지 않고도 반사적으로 그 단어의 뜻대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는 언어학자들의 연구에서 따온 말이다.

이 모든 사역의 궁극적인 비전은 “기드온 300용사를 모아 해외에 신학교를 세운다”는 것이다. 역시 그의 교육목회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너는 나의 일을 하라”… 4번째 개척교회 세우는 이유

98년 안수를 받은 이학범 목사는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늦게 목회를 시작했지만, 이민사회에서 쉽지 않다는 개척이 벌써 네 번째다. 하와이에서 미군에 입대해 4년을 복무한 후, 본토로 발령 받은 그는 우연히 출석하게 된 순복음교회에서 듣게 된 설교로 삶이 변화됐다.

비로소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은 그는 ‘나는 못 한다는 핑계로 30년을 도망 다녔다는 것’을 깨닫고 눈물로 회개한다. 그 순간 ‘개척교회를 하라’는 응답을 주셨다. 막상 응답은 받았지만 신학교도 다니지 않은 그가 ‘목사도 아닌 제가 어떻게 교회를 개척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하나님께서는 ‘내가 할 테니 너는 순종만 하라’고 답하셨다. 그리고는 ‘전화교회’라는 아이디어를 주셨다. 첫 번째 개척은 그렇게 시작됐다.

“전화응답기에 5분짜리 설교를 녹음해 집어넣고, 구원구원(9191)이라는 전화번호를 붙였습니다. 24시간 언제든지 전화만 하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전화교회였던 거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수 십 명이 됐어요. 저는 집사로 군 병원에 근무하면서 6개월 간 단독목회를 하다가 전도사님을 모셨고, 이후 타 주로 발령을 받아 떠나게 됐습니다. 그게 기적 같은 첫 번째 개척교회였어요.”

덴버에서 미군 생활을 하면서 여러 신학교를 거치다, 98년 미드웨스트신학교에서 졸업하고 은혜침례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연이어 시작된 두 번째 개척.

워싱턴주 벤쿠버시에서 벤쿠버제자교회를 개척해 7년 간 성공적인 목회를 경험했고 착실한 부흥을 이뤘다. 세 번째는 L.A. 산타모니카였고, 애틀랜타에서 이번이 네 번째 개척이다. 개척교회를 섬기면서도 배움의 열정은 식지 않아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지만 ‘박사학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 개척’이라는 자부심이 크다.

교회 개척을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이학범 목사는 “예수 닮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무엇이 예수를 닮는 것인가 알고자 성경 66권을 짜내니까, 4방울의 액기스가 떨어지더라고요. 첫 번째,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사람이 되시기까지 낮아지셨고, 두 번째, 예수님은 문명의 이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시고 불편한 삶을 사셨으며, 세 번째, 평생을 남을 섬기셨고, 네 번째, 최후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 입니다. 저도 그런 삶을 실천하려고 힘쓰고 저와 함께 예수님을 닮고자 교회에 나오는 이들에게 이 4가지를 가르치고 있어요. 목회는 혼자서 할 수 없고, 신앙생활도 혼자만 할 수 없어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섬기려면 보이는 사람을 먼저 섬겨야 하는데, 우리 교회는 그런 교회가 되려고 합니다.”

예수님을 닮는 곧은 길로 가고자 하는 조지아침례교회. 이전을 앞둔 지금 이 목사의 꿈과 비전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교회 주소) 3741 Venture Dr. #315, Duluth, 30096
문의) hakblee@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