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천사 (2)

천사는 메신저, 대표하는 자, 사자 등으로 번역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심부름꾼이다. 또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시는 일들은 무엇이든 보좌하고 섬기는 종들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천사들에 대하여, “모든 천사들은 부리는 영으로서 구원 얻을 후사들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심이 아니뇨” (1장 14절)라고 말씀 하셨다. 천사들은 하나님과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섬기기 위한 영적 존재들이다.

대표적으로 성경에 소개된 선한 천사들은 가브리엘과 미가엘이다.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용사”라는 뜻을 가진 천사장으로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다니엘(다니엘 8장 16절, 9장 21절)과 사가랴(누가복음 1장19절)와 마리아에게 전했다 (누가복음 1장 26절). 미가엘은 “누가 하나님과 같은가?”라는 뜻을 가진 천사장으로 하나님의 자녀들이 곤경에 처해졌을 때 그들을 위하여 싸우는 천사로 소개되었다 (다니엘 10장 13절, 21절, 12 장 1절).

성경에는 가브리엘과 미가엘 이외에도 이름 없는 선한 천사들의 다양한 활동들이 도처에 나타나 있다. 우리가 믿음 생활을 하는 사람들로서 말씀을 전해 주는 메신저로서의 역할 이 외에 주목 할만한 천사들의 활동을 한 두 가지 예를 든다면 다음과 같다.

하나는 어린아이들일지라도 항상 천사의 보호 아래 있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다. 예수님께서 어린아이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이유를 설명 할 때, 혹시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를 보호 할 수 없을 지 모르나, 그들을 대표하는 천사들이 천국에서 항상 하나님의 얼굴을 뵙고 있다고 하신 것이다 (마태복음 18장 10절). 예수님 당시 로마인들의 문화 속에서 어린아이란 하나의 소유물에 지나지 않았었다고 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무척이나 흥미로운 말씀인 것이다. 이 말씀을 확대 해석하여 적용한다면, 어린아이들 뿐만 아니라 믿는 모든 사람들도 각각 그 사람들을 대표하는 천사들이 천국에서 매일 하나님을 대면하고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어린아이 하나가 업신여김을 받는 것도 원하시지 않는 하나님께서 믿는 성도들이 업신여김을 받는 것은 원하실까?

다른 한가지 천사들이 하는 일은 성도들이 죽으면 그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거지 나사로가 죽었을 때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누가복음 16장 22절) 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사람이 죽은 후 어떤 일이 가장 먼저 있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을 짐작하게 해 준다. 종종 죽음을 앞에 두신 분들이 임종시 자기를 데리러 천사들이 오고 있다고 하는 말을 하는데, 그 주변의 사람들은 오관의 경험을 통하여 천사의 존재를 볼 수도, 알 수도, 느낄 수도 없지만, 그런 분들의 말이 사실 일 수도 있다는 짐작을 하게 해 주는 말씀이다.

그러나 모든 천사들이 한결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도, 하나님의 자녀들을 섬기는 것도 아니다.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천사들 중 얼마는 자기 위치를 떠나 하나님을 대적하여 “사단”과 그의 졸개들이라는 좋지 않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사단”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대적하다, 고발(고소)하다”는 말에서 파생된 말로서 타락한 천사들의 수괴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 신약 성경에서는 “마귀” (diabolos, devil)로 번역 되어 “고소자, 중상 모략하는자”라는 뜻이 “대적하는 자”보다 더 부각된 것같은 느낌이 있으나 둘 다 타락한 천사들을 지칭하는 말이고, 그들의 속성적 활동을 보여 주는 호칭이다. 이 타락한 천사들은 지금도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 하며 사는 사람들 속에 역사하고 있다. 사람들을 미혹하여 자기들의 욕심을 따라 하나님을 대적하며 살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주 활동이다 (에베소서 2장 2절).

사단도 처음부터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성경에는 첫 사람,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짓고 타락한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듯, 천사가 하나님을 대적하여 죄를 짓고 타락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설명하는 곳은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구약 성경에 나타나는 바벨론 왕과 두로 왕에 대한 준엄한 책망 속에 나타나는 묘사가 단순히 인간 왕들에 대한 책망을 넘어 서서, 그 인간 왕들 배후에서 역사하던 타락한 천사들에 대한 책망으로 이해 되는 말씀들이 두 곳 있다. 이사야서 14:12-15말씀과 에스겔 28:12-17 말씀이다.

이사야서 14장의 말씀에서는 “아침의 아들 계명성 (루시퍼)”이라는 말로 신분의 존귀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어서 나오는 말씀을 보면 하나님과 같아 지려는 교만한 마음 때문에 하늘에서 떨어져 음부 맨 밑 바닥에 빠지게 되었다고 책망한다. 에스겔서 28장의 말씀에서는 “기름 부음을 받은 덮는 그룹”이라는 말로 신분의 존귀함을 나타냈다. 모세 이후에는 “그룹”이라는 말이 하나님의 지성소 안 성전 법궤를 지키던 수호 천사를 지칭하던 표현이다. 에스겔서에서는 타락하기 이전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을 때 수호 천사였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수호 천사가 자신의 아름다움 때문에 마음이 교만하여져서 스스로 불의를 드러내게 되었다고 책망한다. 다시 말하면, 사단, 마귀로 지칭되는 악한 영도 처음에는 하나님을 섬기는 천사였었지만, 인격적인 존재이다 보니, 스스로 하나님과 같아지려고 하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범죄하여 세상으로 쫓겨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실상, 첫 사람 아담과 이브도 결국, 사단이 그들의 잔잔한 마음 속에 던진 “하나님과 같아지려고 하는 유혹”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범죄하여 타락의 상태에 떨어졌었다고 하는 것은 (창세기 3 장 5절) 오늘날 건전한 믿음 생활을 하고자 하는 성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살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특징 중 하나가, 한편으로는 절대자 하나님을 부정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스스로 신의 자리에 앉으려고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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