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목사의 B교회가 체육관을 선거장소로 선뜻 내어준 가벼운 처신,...도대체 이 교회에는 목사도 없고 책임 있는 장로들은 다 어디로 증발했다는 건가?”

같은 성전 한 울타리 안에서 경건한 예배와 세속된 일이 동 시간대에 뒤섞인 사실이 예수의 분노를 유발시켰을 거라는 필자 나름의 신앙적인 해석 때문에 “감사주일에 투표라니”란 제하의 쓴 소리 칼럼(2008년11월19일*한국일보)에서 실명을 거론하긴 했지만 마음이 편한 건 아니었다.

혹시라도 일부 믿음이 약한 그쪽 교인들이 싸움이라도 걸어오는 날엔? 그보다는 필자에 대한 N 목사의 감정이 안 좋을 텐데,....그런 걱정(?)이 그해 겨울 어느 장례식장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원수는 외나무다리,...” 라더니 조문객 대부분이 B교회 교인인 그 속에서 문제의 N목사와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맙소사, 좀 놀라긴 했지만 순간 본능적으로 악수를 청하면서 “죄송합니다. 실명까지 거론해서요.” 했더니 “잘했습니다. 맞을 일은 맞아야지요” 의외의 대답에 되레 놀란 쪽은 필자였다. 왜 그랬느냐 따지지도 않고, 한국 출타 중에 생긴 행정상의 착오였다는, 구차한 변명조차 생략한 그의 행동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과연 실수를 인정하고 충고를 흔쾌히 받아드리는 용기만큼 위대한 승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름 아니다. 이미 세상에 드러난지 오랜 MD지역 교회목회자들 간의 반목질시, 이합집산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런 때 "N 목사님 만 같았으면,...“하는 아쉬움이 너무 간절해서다. 애초에 목사들만의 모임으로는 두 단체가 전부였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부터 교회협의회에 대한 맞불로, 한 단체가 생겨났고, 뒤이어 목사회에 대한 맞불로, 소위 교역자회까지 만들어 지면서 지금 MD 지역 교계는 때 아닌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병의 원인을 알면 치료가 가능하다는데, 교회협의회를 아프게 한 사람 때문에 생긴 연쇄성 질병이건만 당사자는 오히려 적반하장(賊反荷杖)식의 역 비난만을 해대고 있으니 더 꼬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이구동성으로 개탄한다. 이게 여론의 대세다. 그것도 누구누구 실명까지 들먹이면서 말이다.

맞불, 그거 빨리 꺼져야 한다. 더 번지기 전에, 맞불을 놓게 한 당사자가 책임지는 당당한 모습만큼 지금 MD교계를 제자리로 돌려 놓을수 있는 최상의 처방은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후배 동역자 여러분, 기억하시는가? “법으로 안 되면 은혜로 한다”는 구호를 외쳐대며 필자의 호각 소리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운동장을 누볐던 우정의 15년 세월을! 그때는 심지어 워싱턴 VA 지역의 목회자들까지도 모두 한마음이었던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때가 그립지 아니한가? 정녕 그날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까.

2011년 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