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지역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병일 목사(시애틀 형제교회 협동목사)가 시집 ‘혼자 가는 길은 외롭지 않다’를 내놨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의 자작시를 묶어 발간한 것으로 1부 나의 골방에서, 2부 배신에서 회복으로, 3부 혼자 가는 길은 외롭지 않다, 4부 계절의 소리, 5부 세월의 나그네 6부 영시 등 모두 73편의 주옥같은 시를 담고 있다.

처음 시집 제목을 접하면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혼자 가는 길은 외로운 것이 통념이지만, 이 목사는 혼자 가는 길을 '외롭지 않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우리의 삶은 혼자 가는 길인 것 같지만 누군가 동행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혼자 가는 길은 외로울 거라 생각했었다. 혼자이기에 그랬고, 외로움은 혼자였기 때문이었다. 언제부터 혼자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오랜 벗들이 있고, 지인들이 있다. 혈육들이 있고, 자녀들과 아내가 있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들녁의 바람과 밤하늘에 흐르는 별, 화사한 빛깔의 햇빛까지.. 그리고 놓을 수 없는 임(님)이 계시다.”

시집의 제목에서도 시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듯, 시집 전반에는 삶에 대한 긍적적 해석이 돋보인다. 이 목사는 삶을 산행과 같다고 말한다. 산에 오르다 보면 힘겹게 올라가야만 하는 길도 있고, 보이지 않는 아래로 쏜살같이 내려올 때도 있다. 자칫 힘들고 외로울 수 있는 산행이지만 주변 자연만물이 함께 하듯, 우리 삶에도 소중한 사람들과 나를 위한 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집에는 기독교 신앙관이 짙게 깔려있다. 그의 시에는 성경구절을 직접 인용하지 않았고 예수님 또는 하나님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성경 가운데 시상을 찾았고 주님을 향한 감사와 사랑의 고백들로 가득하다. 또한 세상 만물가운데 인간의 한 없는 작음과 주님의 소명, 주님을 배신하던 밤의 고통과 십자가의 숭고한 사랑도 담겨져 있다. 이 목사는 시의 형식을 빌어 목사이기 전에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진솔한 고백을 표현했다.

▲이병일 목사 ⓒ 김브라이언 기자
“시에 나오는 기도와 갈망, 배신과 십자가, 부활과 구원의 소망은 성경의 이야기이자 나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표현했지만 그 안에서 한 영혼을 애타게 사랑하시는 주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집에는 기독교 신앙적 시외에도 이민자의 눈물겨운 애환과 삶의 재조명할 수 있는 시도 여러 편 수록됐다. 이병일 목사는 지속적인 시작활동으로 성경을 알리고 이민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시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일 목사는 장로회 신학대학교와 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콩 선교사를 지냈다. 서북미 뿌리문학대상을 수상했고 한국 "창조문예" 추천으로 등단했다. 현재 '한국 문인협회', '시애틀 문학' 동인이다. 리빙투게더 디렉터로 노인들을 섬기고 있으며, 시애틀 형제교회에서 협동 목사, 시애틀 목사회장으로 사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