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가 아주 귀한 어느 나라의 사람이 서구를 방문해 수도꼭지에서 물이 시원스레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경탄했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여럿 사 가지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 벽에 꽂아놓고 틀어보았지만 물이 나오지 않자 크게 실망했다. 벽 뒤에 마땅히 있어야 할 배관도, 급수펌프도, 정수장도 없이 물이 쏟아져 나올리가 없지 않나. 우리가 갖고 있는 서양문명에 대한 이해가 이와 같다.”
최근 ‘서양 문명을 읽는 코드 신’(휴머니스트)이라는 책을 펴낸 철학자 김용규의 강연 중 일부다. 지식소설 ‘알도와 떠도는 사원’,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와 같은 철학교양서를 펴냈던 그가 이번엔 기독교의 신에 대한 피상적이고 왜곡된 이해를 바로잡는다는 취지로 8백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저서를 출간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그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 철학자다.
서양문명의 핵심은 기독교이며 기독교의 신 이해에서 올바른 서양문명에 대한 이해가 비롯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이 책은 신의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당면한 현대문명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쓰여졌다.
가치의 몰락, 의미의 상실, 물질주의, 냉소주의, 허무주의, 문명의 충돌 등 현대사회 다양한 이슈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철학 내러티브’를 통해 밝혀진다. 그는 서양의 철학과 신학, 문학, 역사, 예술, 과학을 연결해 치밀하고 세밀하게 구성했다.
철학서적이라고 해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중과의 소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자는 ‘디아트리베’(diatribe)라는 고대 수사학을 채용했다. 사도바울도 사용했던 이 수사법은 고상한 전문용어를 사용해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을 피하고 생동하는 일상용어를 사용해 독자들과 함께 담화를 나누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방대한 분량이지만 비교적 쉽게 읽힌다.
저자는 플라톤, 파르메니데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전철학과 플로티노스, 아퀴나스, 아우구스티누스 등 중세철학, 그리고 하이젠베르크, 리요타르, 비트겐슈타인 등 근현대철학을 괴테, 셰익스피어, 단테, 밀턴 등의 문학과 미켈란젤로, 빙켈만 등의 예술작품과 예술이론 등 신과 연관된 서양의 고전들과 예술작품을 풍부하게 활용해 설명한다. 게다가 우주론과 진화론,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같은 자연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 등 최근의 과학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존재이자 창조주, 인격자, 유일자로서의 신을 그와 관련된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예술과 연계해 살펴보는 이 기나긴 여정은 그가 서두에서 던진 파스칼의 경구를 언급하며 마무리된다.
“자신의 비참함을 알지 못하고 신을 아는 것은 오만을 낳는다. 신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것을 절망을 낳는다.” 신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세속적 가치로 대체한 결과 자기희생과 헌신을 이끌어내서 인간과 세계를 가치있게 하던 신은 죽어버렸고, 인류애와 연대를 통해 사회를 진보시킬 이성과 주체도 소멸해버렸다.
거대담론이 사라진 자리에는 탈근대적인 이야기들, 세속적이고 일상적이고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것만 남았다. 저자는 이렇듯 가치의 파편화를 낳은 역사는 인간과 세계를 위기로 몰아갔지만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를 아우르고 새로운 종합을 이룰 길을 찾는다면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며 낙관론을 전한다.
최근 ‘서양 문명을 읽는 코드 신’(휴머니스트)이라는 책을 펴낸 철학자 김용규의 강연 중 일부다. 지식소설 ‘알도와 떠도는 사원’,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와 같은 철학교양서를 펴냈던 그가 이번엔 기독교의 신에 대한 피상적이고 왜곡된 이해를 바로잡는다는 취지로 8백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저서를 출간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그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 철학자다.
서양문명의 핵심은 기독교이며 기독교의 신 이해에서 올바른 서양문명에 대한 이해가 비롯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이 책은 신의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당면한 현대문명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쓰여졌다.
가치의 몰락, 의미의 상실, 물질주의, 냉소주의, 허무주의, 문명의 충돌 등 현대사회 다양한 이슈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철학 내러티브’를 통해 밝혀진다. 그는 서양의 철학과 신학, 문학, 역사, 예술, 과학을 연결해 치밀하고 세밀하게 구성했다.
철학서적이라고 해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중과의 소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자는 ‘디아트리베’(diatribe)라는 고대 수사학을 채용했다. 사도바울도 사용했던 이 수사법은 고상한 전문용어를 사용해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을 피하고 생동하는 일상용어를 사용해 독자들과 함께 담화를 나누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방대한 분량이지만 비교적 쉽게 읽힌다.
저자는 플라톤, 파르메니데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전철학과 플로티노스, 아퀴나스, 아우구스티누스 등 중세철학, 그리고 하이젠베르크, 리요타르, 비트겐슈타인 등 근현대철학을 괴테, 셰익스피어, 단테, 밀턴 등의 문학과 미켈란젤로, 빙켈만 등의 예술작품과 예술이론 등 신과 연관된 서양의 고전들과 예술작품을 풍부하게 활용해 설명한다. 게다가 우주론과 진화론,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같은 자연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 등 최근의 과학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존재이자 창조주, 인격자, 유일자로서의 신을 그와 관련된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예술과 연계해 살펴보는 이 기나긴 여정은 그가 서두에서 던진 파스칼의 경구를 언급하며 마무리된다.
“자신의 비참함을 알지 못하고 신을 아는 것은 오만을 낳는다. 신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것을 절망을 낳는다.” 신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세속적 가치로 대체한 결과 자기희생과 헌신을 이끌어내서 인간과 세계를 가치있게 하던 신은 죽어버렸고, 인류애와 연대를 통해 사회를 진보시킬 이성과 주체도 소멸해버렸다.
거대담론이 사라진 자리에는 탈근대적인 이야기들, 세속적이고 일상적이고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것만 남았다. 저자는 이렇듯 가치의 파편화를 낳은 역사는 인간과 세계를 위기로 몰아갔지만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를 아우르고 새로운 종합을 이룰 길을 찾는다면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며 낙관론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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