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성경은 첫 장부터 하나님께서 천지만물과 사람을 창조하신 말씀으로 시작한다.“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장 1절). 이 일성으로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과 지음을 받은 모든 피조 세계와의 관계를 분명하게 구분한다.

하나님은 홀로 계시다가 물질 세계를 창조하여 내셨다. 우주만물을 포함하는 물질 세계가 지음을 받아 존재하기 이전, 하나님께서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홀로 계실 때의 상태가 어떠 한 것인지는 인간의 상상을 불허 한다. 성경도 그 일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 하시지 않는다.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말이 있다면,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요한복음 4:24) 라고 하신 말씀이다. “하나님은 영”으로 존재 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영”으로 존재한다고 하는 말이 하나님께서 지어 놓으신 피조 세계와 어떻게 중복되어 나타나는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고 하면, 영으로 존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은 하나님이 지어 놓으신 모든 피조 세계보다 크신 분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피조물이 아니시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우주 만물은 하나님의 작품이다. 지음을 받은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님께 그 존재의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은 그 피조물의 일부가 아니다. 그 피조물과 동일하지도 않다. 창조주 하나님은 자신이 지어 놓으신 모든 피조 세계 위에 초월자로 계시지만, 동시에 안 계신 곳이 없는 무소부재의 하나님으로 존재한다.

지음을 받은 피조물 가운데 하나님이 없이 스스로 존재하게 된 것은 없다.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있다면, “나는 스스로 있는 자” (출애굽기 3:14) 라고 자신을 계시 하여 주신 살아계신 하나님 뿐이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의 계시 진리가 만물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 세상의 진화론과 양립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화론은 하나님이 없다고 주장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 오늘날 사람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든 것은 물질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물질이 어디서 왔는가? 라고 묻는 질문에 대한 진화론의 대답은 둘 중의 하나 일 수 밖에 없다. 물질은 스스로 있는 것이다. 아니면, 물질은 영원하다. 후자의 대답은 어떻게 물질이 존재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는 설명하지 않는다. 물질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은 영원한 것이라고 하는 것을 믿으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대답에는 약점이 있다. 그것은 그 대답들이 진화론자들일찌라도 믿어야 하는 가정일 뿐이지 그들이 주장하는 것같은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으로 증명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질이 스스로 있게 되었다고 하면, 그것을 무슨 방법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겠는가? 물질이 영원하다면, 그것은 또 어떻게 증명해 보일 수 있겠는가? 이런 가정들은 성경의 계시 진리를 믿는 사람들이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라고 말씀 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 못지 않게 큰 믿음을 요구한다. 가령, 그런 진화론의 가정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그 믿음은 시간과 우연이 만들어 내는 물질의 요동 속에서, 생명이 없는 물질로부터 살아 숨 쉬는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파생하게 되었다고 하는 더 큰 가정을 믿어야 하는 더 큰 믿음을 요구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의 현상은, 살아 있는 것이 죽어 진토(물질)로 돌아가는 것은 보여주지만, 죽어 진토로 돌아가서 생명이 없는 물질로 변화 되었던 것이 다시 본연의 생명을 가진 원래 생명체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 현상에 관한 한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으로서 성경의 대답은 간단하다. 모든 생명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창조 역사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래서 살아있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이요 축복이다. 무엇 보다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으로서 호흡을 가지고 산다고 하는 것은 신비하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총이다. 전도서 기자의 노래처럼 눈으로 햇빛을 보며 산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인 것이다 (전도서 11장 7절).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의 물질 세계는 스스로 생겨난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의도와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세상을 만드셨다. 그래서, 사람을 포함하는 모든 피조 세계가 그 존재에 대하여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돌려야 합당하다. 지음을 받은 것이 지으신 자의 지혜와 능력과 광대하심을 드러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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