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구분이 거의 없는 따사로운 남쪽 나라 플로리다 지역에서 15년 남짓 꽤오래 살다가 메릴랜드에 와서 산 지가 내년 봄이면 9년이 되어간다. 플로리다 지역에 살 때는 손님을 맞이할 때마다 플로리다가 가장 아름다운 주라고 소개하며 자랑하곤 하였다.

그런데 첫 해 동안 이곳에서 살면서 메릴랜드 주는 우리 고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수목이 울창하며 전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참 좋다고 생각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개나리와 홍목련과 벛꽃과 Dogwood 꽃이 차례로 번갈아 봄을 화려하게 장식할 때 메릴랜드가 얼마나 아름다운 주인지 새삼 감탄하며 남국에서 잃어버린 나의 봄을 되찾는 느낌을 가졌다. “과연 정말 봄이 아름답구나“라고 생각하였는데 가을이 되니 “서리에 물든 가을단풍이 봄꽃보다 더 좋아라”라고 가을을 예찬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홉차례의 봄과 가을을 보내면서 반복해서 메릴랜드의 봄과 가을에 대한 똑같은 예찬을 되풀이 하게 되었다. 또 다음 봄과 가을을 맞이하여도 역시 같은 생각일 것이다. 참 메릴랜드는 아름다운 지역이다. 그러나 교회와 목사들간에는 이 지역의 자연의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만큼 아름답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다. 교민과 성도들을 매우 피곤하게 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는 대립과 반목이 재연되고 지속되기 때문이다. 특히 목회자간의 상당한 당짓기와 파벌은 매우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목사들간의 잘못과 문제는 고치고 개혁해 나가야 한다. 10여년 전에 다른 지역에서 교협 임원과 회장직을 감당하면서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목사들을 교협에서 세명을 제명시키고 그 지역에서 목회할 수 없도록 하는데 깊이 관여한 적이 있다. 그 지역은 당시에 25개 교회정도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저항과 반대가 있었지만 가능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메릴랜드 지역에는 100여개 남짓한 교회와 더 많은 목사님들이 있어서 심각한 수준의 물의를 일으켜도 치리와 제명이 쉽지 않고 오히려 파당만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문제가 많고 파당을 짓는 목사들이 오히려 판을 쳐도 모두들 눈치만 보고 줄서기를 하거나, 아니면 더러운 판이라고 숨어버린 목회자들이 많은 것 같다. 문제해결보다 반목과 갈등을 일삼는 일은 이제 좀 삼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심한 수준인데도 참 지도자적 입장에서 잘못되어가는 판을 꾸짖고 중재하고 조언하는 어른들이 없다는게 너무 슬프기까지 하다.

이제 메릴랜드지역 교회와 목사회는 거듭 새로와져야 한다. 어느 몇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거나, 그들의 눈치를 보며 줄서기를 하거나, 부끄럽고 챙피하다고 연합사역을 외면하며 숨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또한 총회에서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시 다른 단체를 만들고 당을 짓는 일을 해서는 아닐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사랑과 화평의 복음을 외치는 메릴랜드 교계가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목회자들이 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존중하고 승복하며 다음 총회에 참석하여서 자신의 발언권을 얻어서 논의하고 귀중한 투표권을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자기 마음에 안들더라도 결정사항을 존중하고 다음 회기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다행히 그 동안 메릴랜드지역에서 교회와 목회자간의 협력 자매기관인 교회협의회와 목사회가 오직 두 단체만이 이 지역 공식적인 기독교 단체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교회협의회는 교회 연합 사역에 충실하며 목사회는 목회간의 친목 도모와 목회갱신에 충실하기로 결의를 다지며 교회와 목회자간의 화홥과 협력의 물꼬를 활짝 터가고 있어서 참 기쁘다. 그리고 뒤에서 숨어서 가슴 답답해하던 분들이 한명 두명 다시 나오기 시작하여 참 좋다.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 지역 교계와 목회자들이 새로와져서 다가오는 새해에는 이 지역 교민들과 성도들에게 피곤함과 짜증스러움 대신에 위로와 격려와 신선한 소망을 안겨주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름다운 메릴랜드처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