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민 1.5세도 2세도 아닙니다. 1살부터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1.5세라 하기도 그렇고,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대학까지 졸업했으니 2세라 하기도 그런 어중간한 세대입니다. 이도 저도 되지 않는 사람이 2세 목회에 대해 쓴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오히려 변방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한인 이민 2세 목회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제가 보는 2세 목회는 상당한 잠재성을 가진 목회라고 생각합니다. 2세들이 가진 신앙의 열정은 1세 못지 않습니다. “Every Korean-American comes to church”라고 말하는 학생의 이야기가 과장된 면이 없진 않지만, 많은 2세들이 교회를 다니는 가정에서 자라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비록 대학 이후에 교회를 떠날지라도,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나서는 교회로 희귀해 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저는 2세 목회에 대한 비전을 에스겔 47장의 성전에서 흐르는 물로 얘기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물이 우리 2세들을 통하여 이 세상을 덮고, 이 세대들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축복의 근원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하나님의 계획속에는 2세들의 ‘깊은 강’이 되어 영향력을 끼칠 대상이 비단 한인 2세들 뿐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미국의 수많은 이민자들에게까지 향해 있음을 봅니다.

그러나 신앙의 열정은 강하나 언어 장벽의 한계가 있는 1세들과 다른 2세 교회의 모습이 왜 아직까지는 ‘깊은 강’이 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언제나 저를 사로잡습니다. 아직 한인 2세 목회로 미국 사회에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는 교회가 많지 않습니다. 2세 교회가 ‘깊은 강’이 되지 못하는 아직은 ‘발목에 차오르는 샘물’ 밖에 되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많은 2세 목회자들이 우리는 1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으로 1세대 목회와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이와 같은 시도는 한 교회 안에서 두 개의 다른 목회를 하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이로 인하여 1세대 교회에서 보았던 좋은 신앙의 전통들이 2세 교회에 흘러 내려가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1세대 신앙에서의 좋은 전통들은 잘 이어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만 ‘깊은 강’이 될 텐데, 2세 목회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좋은 것을 간과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문제의 해법을 단순화 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2세 목회가 1세와의 화합을 하지 못함에 원인이 있습니다. 많은 2세 교회가 Multi-Ethnic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2세들을 향한 하나님의 바람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향이 단순희 1세 목회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시작된 것이라면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같은 민족적 배경, 다르지만 같은 문화를 가진 1세와의 화합을 하지 못하는 2세들이 타민족과 화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2세 교회가 1세 교회와 화합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것은, 타민족과 연합하기 위한 좋은 노하우가 될 것입니다. 이는 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잘 받아서 더 깊은 강물을 이루는 길입니다. 여기서 배운 화합의 기술이 타민족을 품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화합을 일반사회에서는 보기 힘들기 때문에 교회에서 건강한 모델을 제시해야 합니다. 제가 미국에와서 한국 1세와 2세들이 화합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교회 안에서 청소년들 사이에 이와 같은 갈등의 골이 커서 한어부와 영어부로 나뉘어 예배를 드려야 함에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 하에 저희 교회에 기존의 한어부와 영어부를 합치는 일을 이루었습니다. 깊은 갈등의 골이 해결되지 않아 교회를 떠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남아 있는 학생들은 서로 화합하는 기술을 배웠습니다. 한인교회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장을 만들어주어야만 다른 민족과 화합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교회가 복음 안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1세대 신앙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2세들이 한국교회의 신앙 전통을 질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절실합니다. 2세 교회를 지배하기보다 돌봐 줄 수 있는 환경이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돌봄은 관심에 의해 나타납니다. 가정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돈만으로 자녀를 양육할 수 없습니다. 시간을 내어 2세 목회자를 만나주십시오. 1세 교인들이 2세 교회 예배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여 함께 예배 드리십시오. 2세 교회 행사에 1세가 참여하여 힘을 실어 주십시오. 같이 연합하여 할 수 있는 사역들을 찾아서 진행하십시오. 교회학교와 선교는 연합을 통해 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사역의 모델입니다. 우리가 서로 일하는 방법은 틀려도 하나이신 하나님을 섬기는 본을 보여 주십시오. 이와 같이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는 1세대를 통하여 2세들은 화합하는 능력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2세 목회가 남들과 화합하는 교회가 되어 에스겔 47장 9절의 말씀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살 것이다’처럼 이 세상을 살아나게 하는 교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연합감리교회 교우들의 신앙증진 및 일선에서 수고하는 목회자들의 사역을 위해 섬기며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연합감리교인으로서의 연대감을 느끼며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돕는 [섬기는 사람들] 11, 12월호에 실린 글을 연합감리교회 공보부의 허락을 받아 개제합니다.-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