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 4세 여아. 아이가 코피를 너무 자주 흘려서 걱정함. 자다가 자지러지게 울어 놀라 깨어 보면 코피가 터져 있음을 발견함. 한쪽 코에서 먼저 나오고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다른 쪽 코에서도 나온다고 함. 코피의 양은 많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이렇게 코피를 흘린다고 함. 소아과에서는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빈혈이 있으니 영양제를 먹이라고만 함.

코피의 원인은 알러지성 비염이 있거나 이비인후과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 많지만, 코에 특별한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라도 기후가 건조하면 코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나타날 수 있다. 콧속이 간질거리고 자극을 느끼면, 무의식적으로 코나 입 주위를 손으로 만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코안의 모세혈관층이 손상을 받아 코피가 나게 된다. 한번 출혈이 있었던 부위는 가벼운 접촉, 자극에도 반복해서 출혈이 생길수 있다. 이 때는 아이로 하여금 코를 만지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고, 실내 습도를 충분히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코 자체의 문제보다는 체질과 같은 신체 전반적인 문제가 코피의 주된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기가 부족한 아이들은 컨디션이 저하될 때, 지나치게 놀았거나 피로할 때 코피가 소량으로 반복하여 발생한다. 이런 아이들은 안색이 나쁘고, 식욕부진과 피로감이 있으며, 대변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위의 아이가 빈혈이 있고 잔병치레가 잦은 점으로 볼 때 허약체질 아이에게 보이는 코피라고 생각되며, 코 자체의 문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방의학에서는 허약체질 어린이, 속 열이 있는 어린이의 코피를 유형에 따라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특히, 원기가 부족한 아이들이 코피가 자주 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 기가 충실하지 못하면 피가 혈관 밖으로 벗어나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본다. 피의 흐름을 기가 통솔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소화기계와 관련 깊은 비장의 기가 허하면 혈액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해서 각종 출혈 증상이 잘 생긴다.이러한 이론을 비통혈이라고 한다. 특별히 고혈압이나 혈액학적인 질환, 코와 관련된 질환이 없고, 속 열이 많은 상태가 아닌데도 코피가 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종류의 코피에는 원기부족의 증상이 없는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아이의 체질적인 요인과 전반적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상담과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아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기력을 증진하려면 일정 기간 꾸준히 원기를 보충해 주어야 한다. 타고난 기운은 보통이나 질병을 오래 앓거나 식생활 습관이 잘못되어서 원기가 손상된 경우라면 2-3개월 정도 치료하면서 몸을 조리해야 한다.

선천적으로 기운이 허약한 경우는 치료기간이 더 오래 걸리는 편이다.한약은 양약과 달리 보약의 개념이 있고, 각 장부 기능 계통별로 매우 세분화 되어 있다. 면역강화 기력증진 프로그램의 주된 치료 수단은 한방내복약 치료이며 아로마요법 등을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집에서의 관리

1. 바른 영양섭취 : 영양가 있는 식품을 아이의 소화 흡수 능력을 고려하여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배변이 잘 된다면 식사량을 서서히 늘려준다.

2. 소화력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는 날 야채나 생과일도 될 수 있으면 주지 않는다.

3. 식단은 밥과 반찬 위주로 하고,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수면환경을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한다.

5. 원기가 부족한 아이는 맨손체조에서 시작해서 산책이나 가벼운 달리기 운동 정도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