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가 수능기도회라는 이름의 모임을 갖고 있다.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백일기도, 40일기도 등 수능 당일에는 수능시험 시간표에 맞춰 기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점 기복적이거나 이기적인 내용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이하 입사기) 측은 ‘수능기도회를 바꾸자’는 취지로 대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22일 청룡동 좋은교사운동 사무실에서 개최했다.

박상진 교수(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교회에서 열리는 수능기도회의 문제점에 대해 “성경적인 기도의 원리를 벗어나 자신의 자녀만을 위한 이기적인 기도, 성공과 복만을 바라는 기복적인 기도, 자녀의 학업과 성적에만 관심갖는 편향적 기도의 성격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의 수능기도회가 △수능당일만이 아니라 평소에 부모 기도모임을 갖고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들이 올바르게 기도할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 성경적인 자녀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며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만이 아니라 다른 가정의 자녀, 나아가 한국교육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안 기도제목에 대해 소개한 정병오 대표(좋은교사운동)는 “자녀의 능력만 구하는 기존의 수능기도회는 수능점수와 명문대학을 더 신뢰하는 교인들의 생각을 강화시키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자녀의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분명한 믿음과 수능성적이나 대학입시의 결과와 관계없이 하나님이 자녀를 가장 선하게 인도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의 기도로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입사기가 제안한 새로운 기도제목은 모두 14개로 이 땅 교회와 교육을 위한 기도 7개와 자녀를 위한 기도 7개다.

정 대표는 “자녀를 위한 기도를 하기 전, 마태복음 6장 33절에 근거한 ‘먼저 그의 나라 기도’가 우선”이라며 “이 땅의 황폐한 교육을 향해 긍휼, 변화, 각성을 구하고 한국교회와 신앙의 전승을 위해 기도하며 학교와 교사, 기독교적 교육운동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자녀를 위한 기도를 할 때에도 감사, 회개, 신뢰의 기도를 먼저 한 후 능력, 평안, 인도를 구하고, 소망의 기도로 마무리하라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장 이번 시험에 내 자녀가 좋은 점수를 얻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 마태복음 6장 33절 말씀에 비춰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기도제목을 제안하는 중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수능기도회 설교를 제안한 방선기 소장(직장사역연구소)은 목회자들이 수능시험을 앞둔 학부모들에게 설교할 때 “염려하지 말고 기도할 것,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뢸 것,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안을 기대할 것”을 권면하라고 제안했다.

입사기는 수능과 대학진학을 앞둔 수험생을 위한 기도문과 설교문, 새롭게 제안한 기도제목 등을 입사기 홈페이지(www.ipsagi.org)에 게시했다. 이 기도제목은 ‘수능당일 기도회’나 ‘자녀를 위한 기도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입사기 측은 수능기도회를 오랜 기간 동안 몇 차례에 걸쳐 모임을 갖기를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