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위원장 김양원 목사)는 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독교가 공식명칭인 한센병을 ‘문둥병자’라는 부정적 용어로 부르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인권위는 “한센병은 성경에 문둥병자나 문둥이, 부정한 병, 저주받은 병 등으로 묘사돼 있다”면서 “성경의 한센병은 당시 치료약이 없어 그렇게 불렸지만 지금은 완치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일부 목사님들이 한센병을 문동병자로 지칭하며 이를 부정한 병 혹은 저주받은 병이라 강조하고 있어 한센병 회복자 및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생명을 살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목사님들이 (한센병자들을) 저주받은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 설교로 인권을 침해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설교나 주장들이 언론을 통해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성경의 주석과 해석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권위는 기독교계에 대한 요구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성경에 기록된 문둥병, 나병 등을 한센병으로 개칭할 것 △한센병을 인용한 설교를 자제할 것 △한센병이 부정한 병, 천형, 저주받은 병이라는 사고를 종식하고 사용하지 말 것 △한센병의 인식전환을 위해 (관련 사항들을) 신학대학교 교재에 게재할 것 △성경의 주석과 해석을 수정해 한센병이 저주받은 병이요 부정한 병이라는 내용을 삭제할 것 △방송국 편성 책임자는 설교방송을 사전 모니터링 한 후 이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할 것 등이다.

인권위는 “차후 해당 언어를 사용해 한센인들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와 사법기관에 반드시 재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장애우는 장애인의 또 다른 표현으로 장애인들을 벗으로 대우하기 위해 만든 용어이나, 그저 사랑 받는 대상이라는 의미가 강해 바른 용어라 할 수 없어 되도록 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기총 인권위 위원장 김양원 목사를 비롯해 부위원장 박상구 목사, 사단법인 한국복지협회 인권위 김영호 이사,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정권 목사, 예장 합동총신 증경 총회장 이준원 목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