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학과 히브리어 권위자로 한글성경 번역에 크게 기여하고 21일 소천한 주토(朱土) 최의원 목사(향년 85세)의 장례예배가 지난 27일 시애틀 커뮤니티 교회(담임 최진범 목사)에서 열렸다.

장례예배에는 고 최 박사의 제자들과 지인,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한국 구약학 발전에 토대를 마련한 고인의 길을 배웅했다.

김경신 목사(제자 대표)의 집례로 진행된 예배는 강일용 목사(하나로 커뮤니티교회 담임)가 '영원한 생명'(요11:25-27)이란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장윤기 목사(시애틀 연합장로교회, 시애틀 기독교 연합회장)가 기도했다. 고인의 약력 소개는 이반석 목사(모퉁이돌 선교회)가 했으며 김경신 목사와 김정호 목사가 각각 조사와 추모사를 낭독했다. 축도는 김혜성 목사가 맡았다.

강일용 목사는 "고인은 한국 교계의 위대한 스승이자 학계의 거목이었다"고 평가하고 "제자들과 유가족들이 믿음의 발자취를 따라 고인의 뜻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조사를 낭독한 김경신 목사는 "불의에 굽히지 않고 어려운 제자를 돌보던 인격적 스승이었다"라며 "하나님의 진리를 전파해 광명의 빛을 전해주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한겨레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성경을 만들기 위해 열의를 다한 고인의 뜻을 기억하며, 통일한국의 기초를 닦는 성경 번역작업을 이어가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유가족 가운데 장남 최진호 목사는 "믿는 자들에게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믿는다"며 "남북이 성경으로 하나 될 수 있도록 아버지가 남기신 유업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1924년 평북 의주에서 출생한 고 최의원 박사는 1952년 총회신학교 본과 제 1회를 졸업하고 1954년 목사안수를 받은 뒤 도미, 풀러신학교에서 구약학으로 신학석사(1956년)를 받았다. 그 후 구약학의 최고 명문인 드롭시대학교에서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히브리어 문학을 연구, Ph. D.를 취득(1960년) 후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 교수로 봉직(1960-1976년)하며 후진을 양성했다. 또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 학과장(1964년-1970년)을 역임했다.

1963년에는 예장 합동측 대표로 '새번역 성경'과 '공동번역성경' 번역 작업에 참여했으며, 한글 개역 성경 개정위원으로 출판에 기여했다. 구약 히브리어 문법을 출판하여 총신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신학대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창조론의 재검토를 비롯한 수많은 논문들과 역대기 하서 본문비평에 관한 연구를 비롯한 여러 저서를 발표하며 한국 구약학계의 발전에 기여했다.

천안대학교 신학대학원장(1983년- 1997년)역임 후에는 새즈믄 우리말 구약정경, 새즈믄 하나님 말씀 등을 출판했다.

고 최 박사는 예장합동 총회장을 역임한 고 김윤찬 목사 장녀 김성숙 사모와 결혼해 2남 3녀와 11명의 손자 손녀들을 남겼고 10여일 전인 지난 9일, 58년간 함께 해온 김성숙 사모가 먼저 소천 했었다. 두 아들(진호, 진범)은 현재 모두 목사로 사역 중에 있다.

▲설교 강일용 목사(위)와 기도 장윤기 목사(아래)ⓒBrai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