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다.
하이얀 태양 비춰 내리는 데살로니키의 이른 아침
에에게 바다 태양빛 아래로 뛰 처 나간다.

시대가 흐르면서 회색빛이 분홍 섞인 퇴색으로
데살로니키 길가에서 아침을 맞는다.

황당히
어느 좀도적이 밤새 세워놓았던 버스 바퀴 캡을
몽땅 뽑아 간, 어이없는 현대판이 머뭇거리는 아침
그래, 그래도 시대적 장난기로 맘 돌리고
신비의 하루는 다시 찾아드는 데,

도시 거리 모퉁이에
고적의 흙더미 발굴 기둥자리 폐어를 기억에 담아 남겨 묻고
설레며 에에게 바닷가 광장 앞에 선다.

여름 햇빛은 바닷물에 씻겨 흐린 보라 빛 퇴색으로 비쳐 나리고
바다 광장에는
알랙산다의 戰馬, 두 앞발을 공중에 잔뜩 쳐들어

젊은 장군의 동상 뒤에 비껴선 병풍 돌 판의 긴 기념 벽
새겨진 전장 돌 판각이 둥근 방패 와 긴 창을 곧추세우고
아침의 비낀 해를 反射하며 반짝이는

나도 저렇게 달려 나가는 몸짓으로
에에게 바닷가에 뛰 처 나서야 해
짙푸른 물결 아래로 눈(目)을 내리면서
알랙산다 의 進軍 함께 몸 내 던져 보는 몸짓_

낡은 기억 속에서
혼자서, 시대의 속 썩히는 퇴물 흙더미들을 밀 처내기로
맘먹었지만..
내심 속에서도 외쳐 나오는 쉰 목소리는
힘 길러야해! 지혜로운 힘으로 길러야 해_

(나의 생애 안에, 한 번 거기 발 디뎌 볼 수 있을 가 했던 알랙산더 이야기, 어렸을 때 많이 들었으면서, 그 바램 을 이렇듯 막상 그 땅에 다 내 발 디뎌 보면서, 지나간 책갈피 쪽, 페이지들이 마구 머리 안에서 바람처럼 章들이 넘겨져 가는 듯합니다. 역사라는 것은 인간 누구의 인위적 푸롯(plot)도 아니면서, 그 때 그 때 현실을 걸쳐서 넘겨 온 現場이기에, 참 신비롭기 까지 마음에 남아 담겨집니다. 때로 어느 한 개인의 마음 깊이 한 순간들로도 맑게 흘러갔거나, 아니면 쓰잘 데 없는 야욕에 멍들어 자죽 남기고 갔거나, 세월은 거기 새겨 놓고 흘러가고 있는 것이기에, 내 그림자는 거기 또 어떤 그림자를 남겨놓고 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만 자꾸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