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 사는 이곳 워싱톤을 포함하여 미 동부 지역 전체에는 그야말로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 내릴 비로 조금 온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날마다 10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로 인해 생활하는데 여러 가지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생활의 리듬도 느려지고 무뎌지지 않나 싶습니다. 불볕더위가 아니더라도 여름철은 계절의 특성상 다른 계절에 비해 대체적으로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효과도 덜해지는데 그래서인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방학을, 일하는 이들에게는 휴가를 갖게 하므로 빠르게 흐르는 삶의 리듬을 잠시 쉬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는 계절인가 봅니다.

여름에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의 흐름이 느려지지만 그 대신 여름에는 여름에만 경험할 수 있는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특히 교회 공동체를 통해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 여름은 다른 여느 계절보다 하나님의 섭리에 더 집중하고, 그만큼 하나님의 은혜를 좀 더 풍성하게 경험하는 계절입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을 잠시 쉬며 삶의 본질과 목적을 생각하는 수양회를 통해서, 그리고 우리 자신이나 우리 교회에 집중했던 시선을 다른 지역, 다른 이들을 향해 돌리는 선교와 구제를 통해서 여름은 우리로 하나님을 향하게 하고, 또 그만큼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게 합니다.

우리 교회만 하더라도 여름이 시작된 지난 6월 중순부터 영어회중(Light House Ministry) 여름 수양회(6/10-13)가 대서양 바닷가 수양관에서 가졌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수양회 참석자가 많아지기도 하지만, 삶의 본질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 젊은 시절에 신앙 안에서 자신의 삶의 본질을 생각하는 수양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입니다. 그리고 지난 6월 21일부터 한 주간 동안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와 성경캠프가 개최되었는데 평소 주일예배나 교회학교 분반공부를 통해서는 부족했던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어린이들의 신앙생활에 대단히 소중한 축복입니다. 어린이 여름성경학교에 이어서 청소년들도 4일 동안 여름 수양회(6/27-30)를 다녀왔는데 다른 교회들과 함께 하는 연합 수양회를 통해 학생들의 신앙의 폭이 넓어지고, 특별히 이번 수양회동안 성령님의 임재하심을 체험한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는데 평생을 살아가면 잊을 수 없는 신앙의 기념비와 같은 청소년 수양회에서 그런 귀한 경험을 하게 하신 것 또한 여름이 주는 축복입니다.

이와 같이 삶의 흐름을 잠시 늦추며 삶의 본질을 생각하는 수양의 기회는 이번 주말(7/16-18)에 Deep Creek Lake에서 갖는 한어권 청년 수양회로 이어집니다. 한어권 청년들은 단기간 연수 프로그램이나 대학이나 대학원에 유학을 온 학생들과 함께 이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임인데, 아예 어렸을 적에 미국엘 왔으면 적응하기도 훨씬 수월하고 언어도 편할 텐데. 참 애매한 나이에 미국에 와서, 겪지 않아도 되는 불편들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을 바라보고, 자기들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너무나 귀한 축복입니다.

그런가 하면 여름은 우리 자신과 우리 교회에 집중했던 시선을 다른 지역에 사는 다른 이들을 위해 돌리고 그들을 위해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적기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해마다 찾아가는 볼리비아 선교(6/27-7/5)는 올해도 11명의 팀원들이 한 주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함께 자기들이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일 년 동안 기도하며 준비해 현지에서의 사역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주의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없기에 이 선교 사역 또한 해마다 여름이 되면 경험하는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지난 주간 7일(수)부터 3일 동안 어르신들을 섬기는 샬롬 캠프를 교회에서 가졌습니다. 지난 2004년도부터 시작을 했으니 올해로 일곱 번째가 된 사역인데, 지역 내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여 접대하고, 어르신들의 생활에 보다 넓고 많은 유익을 드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섬기는 귀한 기회에 해마다 자원하여 정말 기쁜 마음으로 섬겨 주시는 모습은 더없이 아름다운 축복입니다.

이제 이번 주간(7/12-16)에는 영어회중에서 워싱톤 디시 시내에서 함께 기숙하며 날마다 거리로 나가 복음과 함께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주는 구제 전도 사역을 하게 될 것이고, 13일부터 10일 동안에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파송되는 단기선교팀들이 현지 청소년들을 위한 전도 집회 인도를 비롯한 현지 선교사님의 사역을 돕고 돌아올 것입니다. 다음 주일(7/18)에는 제가 도미니카 공화국 목회자 훈련을 위해 4일 동안 섬기고 돌아올 것이며, 중고등부에서는 워싱톤 디시에 있는 선교 훈련 기관을 통해 선교에 필요한 실제 훈련과 사역을 한 주간(7/19-24)동안 감당할 것입니다.

여름이 되면 무더위로 인해 삶의 흐름이 느려지고, 살아가는 생활도 조금 불편해지지만 그러나 여름에는 여름에만 경험할 수 있는 축복이 또한 많습니다. 올 여름에도 이 여름에만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할 수 있기를 위하여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