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선교사 파송예배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가까이 2시간 거리에 있는 남침례회 국제선교부 훈련센터에서 2달에 걸친 파송 훈련을 마친 선교사들의 수료식을 겸한 최종 파송예배였습니다. 이미 공식적으로 임명예배를 드리고 교회적으로 드리는 파송예배와 교단적으로 드리는 파송예배까지 다 드렸지만 훈련을 마치고 이제 수일 내로 사역 현지를 향해 떠나기 전에 드리는 마지막 공식 행사였습니다.

벌써 여러 차례 참석해 본 자리이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많은 감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교부 부대표이신 고든 포트 목사님은 우리 교회에도 오셔서 선교대회 설교를 해 주신 분이십니다. 부모님에 이어서 짐바브웨에서 선교사로 일하시다가 본부에서 부대표로 섬기는 분입니다.

극동의 러시아 연해주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연해주에서 15년간 사역하시면서 52개의 현지인 교회를 세운 선교사님이었습니다. 외부에서 전혀 알지 못하고 아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는 선교사였습니다. 그 분을 비슷한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의 모임에 초청했습니다. 지구상의 오지로 꼽히는 곳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그러나 놀라운 열매를 거두면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여럿 만나고 많이 놀라셨다고 합니다. 항상 홀로 외롭게 하나님 만 의지하면서 사역하면서 연해주와 같은 또 다른 사역지를 위한 안타까운 마음을 품고 기도해 오셨습니다. 자신과 같은 사역자들이 이렇게 많이 세계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감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미국에 돌아와 어떤 교회에서 설교하던 중에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어떤 교인 한 분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하셨습니다. 그 분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18년 전에 사업차 연해주에 들렀을 때 바로 그 선교사가 사역하는 지역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당시에 교회가 하나도 없고 복음을 전하는 자도 없는 상황을 보면서 그 곳에 머무는 동안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 곳에 복음 전할 사람을 보내 주셔서 교회를 세워달라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후 18년간 매일 빠짐없이 그 지역을 위해서 기도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분의 기도가 시작되고 나서 꼭 3년 후에 이름없는 선교사 한 분을 보내셔서 놀라운 일을 하신 것입니다.

8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현장을 향해 떠날 선교사들에게 그들을 위해서 기도로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이 있음을 기억하도록 도전해 주신 것입니다. 특히 기도가 필요한 부분을 언급하시면서 인질 보상금에 대한 말씀하실 때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고 하나님을 향한 충성과 사랑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훈련과정 중에 현지에서 인질로 잡힐 때 국제선교부는 인질 보상금을 지불하지 않는 다는 정책을 설명합니다.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분이 있었답니다. 그날 부모님에게 그 말을 전하면서 많이 흔들렸다고 합니다. 그 밤에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그 선교사의 마음에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이미 보상금을 다 지불하였노라고.

인질로 납치해서 보상금을 요구하는 주요 대상이 되는 길을 가는 분들이지만 사지에 가는 절박함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 중에 뱃속에 있는 아이를 포함해서 6명의 자녀를 데리고 떠나는 젊은 선교사 부부도 있었습니다. 특별한 열심, 남다른 헌신, 비장한 결심 보다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향해 떠나는 이주자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오늘도 이름없이 빛도 없이 복음의 일선에서 섬기는 선교사들을 위해서 기도의 지원사격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