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그리스도인, 특히 교회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격 조건으로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변”하여 잘 전하는 것을 꼽습니다. 이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면 “진실을 옳게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동일한 자질이 요구되는 또 다른 직종이 있습니다. 언론입니다. 학자들은 종종 잘 전해야 할 의무가 면제됩니다. 교사는 잘 전하기만 해도 좋을 때가 많습니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은 진실을 파악하고 전달하는 모든 영역에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초계함 침몰과 관련되어 언론의 보도 방식을 잘 살펴보았습니다. 실망스러운 부분이 무척 많았습니다. 모두 진실을 옳게 파악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먼저 군사적으로 최 일선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군사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각 언론사에서 군사 전문 기자나 군사 전문 자문위원들이 전면에 나와야 합니다. 군사 전문 기자가 당분간 실질적인 편집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군사 전문 기자가 뉴스 앵커 옆에 앉아 보조 앵커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신문 방송을 보면 외부 군사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내부 군사 전문 기자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시간 군사 문제에 집중해 온 기자들이 수많은 기자들 중의 하나로 취급받아 글 한 꼭지 올리는 정도밖에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군의 특수한 상황, 군함을 포함한 무기 체계, 지휘 계통 등 전문가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전문성을 갖고도 수 많은 정보와 긴박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진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능력을 전혀 볼 수 없는 아마추어 수준의 기자와 편집인이 마구 기사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을 접하노라면 가끔 신문이 제공하는 상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일반인 수준의 인사들이 뉴스 기사를 작성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언론이 전문성을 팽개치자 사람들도 전문성의 소중함을 무시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군 잠수 수색 부대의 능력과 역량을 믿지 못하고 민간 기업에 수색을 맡기자는 식의 발상이 나올 정도입니다. 전문성이 상실된 상황에서 언론의 기본 임무를 저버린 듯 한 뉴스를 접하고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신문이나 방송이 너무도 쉽게 “4대 의혹” 또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혹” 같은 식으로 기사를 씁니다. 언론은 시중에 떠도는 시정의 의혹을 뉴스거리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언론의 사명은 의혹의 답이 될 수 있는 진실을 찾는 것입니다.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정보도 부족하고, 지식도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한 상태에서 당연히 떠들 수 있는 “의문”을 “의혹”이라고 단정한다면 언론의 사명을 포기하는 자세입니다. 의혹이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언론으로서는 수치입니다.

더 나아가서 진실을 다루는 사명을 맡은 언론이기에 항상 국가 존망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순간부터 심각한 군사적인 충돌의 가능성을 짚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남한의 내부교란을 노린 적대 세력이 오래 준비한 파괴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진실로 확인 될 때까지 언론은 극도로 주의했어야 합니다. 최악의 사태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언론의 책임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진리와 함께 하는 사랑”으로 세워지듯이 "진리와 함께 하는 사랑“으로 세워지는 나라가 복된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