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사장은 ‘일본전산의 최대 강점’에 대해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를 표현하는 단어를 세 가지 대라면, 그것은 바로 ‘정열,’ ‘열의’, ‘집념’입니다. 세상에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 유별나게 능력이 훌륭한 사람도 없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의 능력이란 다 거기서 거깁니다. 문제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 관념을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내기로 한 것은 결국 해냅니다. 그래서 강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이론을 들이대면서 못할 이유를 열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이론을 들이댈 시간에 한번 더 시도하고 백번 더 실험해서 만들어냅니다. 그것밖에 없습니다.” 못할 것 같은 일도 고민하고 궁리하다보면 풀리고, 하다보면 해낼 수 있는 법입니다. 세상에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으냐,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으냐는 나 자신의 자세와 각오에 달려있습니다. ‘할 수 있기’위해서는 구성원들의 강한 신념이 필요합니다.

일본전산은 첨단의 테크놀로지 업체이지만, 촌스럽다할 만큼 전근대적인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해결해야할 과제가 주어졌을 때, 팀 단위나 그룹 단위로 “할 수 있다!”를 외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회사 여기저기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복창하는 고함 소리가 요란합니다. ‘할 수 있다’를 외치는 순간, 할 수 있는 회로가 심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믿음입니다. 일본전산 직원들은 매일 아침 자사의 ‘3대 정신’을 전 직원이 큰소리로 복창합니다.

「아마 명문대 출신에 학교성적도 좋고 똑똑해 보이는 신임 직원에게 “자네, 지금부터 자리에서 일어나서 ‘할 수 있다’는 구호를 백번 외쳐보게”하고 말하면, 그 친구는 눈치를 슬슬 보다가 화장실엘 좀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아무 연락 없이 사라질 것이다. ‘이 회사 이거 이상한 종교 아니야?’ 하고 투덜대거나, 얼굴 붉히면서 ‘지금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거야, 뭐야? 하고 화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직원들은 그 구호를 다 같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외칠 수 있다. 외치는 것으로 반은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면 창피 따위는 문제될게 없다. 」 - 나가모리 시게노부.

나가모리 사장은 특정한 자기 강화의식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이 있어도, 그것을 과감히 직원에게 권유 못하는 CEO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일본전산은 창업주의 초심을 전수하고 그것을 전염시키는 아주 강력한 도구로 ‘구호 복창회’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거의 몰아 상태가 되어 전 직원이 한 목소리로 구호를 복창하는 그들만의 행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겐 마치 종교 행사같이 보일 수 있습니다. 아주 규모가 작았을 때부터 그들에게 ‘구호 복창회’는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한데 모으는 기회가 됐습니다. 일본전산은 그렇게 몇 안 되는 직원들과 ‘할 수 있다’를 큰 소리로 외치는 자뭇 엉뚱해 보이는 행사를 정말이지 끊임없이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구호를 열정적으로 실천하다보니 ‘포기하는 집단’이 아닌 ‘정말 끝까지 해내는 집단’이 됐습니다.

“우리는 애초부터 삼류라고 평가받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이길 순 없는 노릇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결심했습니다. 「처음엔 질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엔 기필코 이긴다.」그리고 그렇게 마지막에 이기는 경험을 직원 모두가 체험하면서 그 근거 없던 자신감에 자신감이 더 달라붙게 됐습니다. ‘나는 박사도 아닌데 그런 것을 만들 수 있겠어? 하는 심리적 나약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평소에는 그 위력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급박한 상황이나 위기가 닥쳤을 때 직원들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해 주었습니다.’

“마지못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외치려면 차라리 하지 말라고 합니다. 온몸의 힘을 다 쏟아 부은 우뢰와 같은 목소리로 박력 있게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최면이 걸리고 동력도 생깁니다. 우리 직원들 지능지수(IQ)의 합은 일류기업에 뒤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에너지의 합만큼은 수백 수천 배라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영업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구호를 복창하는데 익숙하지만 지식산업이나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런 일에 냉소적입니다. 하지만 구호는 심리전에서 게을러지기 쉬운 자신을 이기는 효과적인 처세술입니다. 일을 하건 목표를 세우건 머릿속으로 결심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현실을 향해 내딛는 그 순간입니다. 그 순간 머뭇거리느냐, 과감하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일과 인생의 향배는 달라집니다. 그 첫걸음을 내딛는 상징적 행위가 바로 구호입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 부끄럽거나 멋쩍다고 꺼리는 것을 하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