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지역에도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교회가 세워질 전망이다. 은목교회(가칭)의 취지에 동감하는 원로목회자들이 지난 26일(금) 오전 10시 영생장로교회에 모여 설립준비위원장에 박상철 목사, 서기에 문경원 목사를 선출하고 창립준비를 시작했다.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교회를 세우자는 안건은 이미 7년 전 원로목사회에서 언급된 적이 있다. 당시 원로목사회에서는 총무인 박상철 목사에게 일임해 안건을 추진했으며, 이에 박상철 목사는 수소문끝에 미국교회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원로목사회에서는 주일예배와 수요예배 등 특정한 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은목교회 추진을 중단했다.

어렵게 구한 장소였기에 박상철 목사는 몇몇 은퇴목회자들과 함께 ‘예수사랑교회’를 개척했다. 이른바 은목교회가 세워진 것이지만 이후 동교회가 KAPC에 가입되면서 교단적인 한계가 생겼고, 지난해 박상철 목사가 은퇴하면서는 아예 새로운 교회로 탈바꿈을 했다.

그러던 중 박상철 목사는 영생장로교회(담임 정명섭 목사)에서 교회공간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은목교회를 새롭게 구상하게 됐다.

정명섭 목사는 “최근 교회를 신축한 후 은퇴 목회자분들이 여러분 다녀가셨다”며 “그 때마다 그분들의 고충을 많이 듣게 됐다”고 전했다.

대부분 목회를 은퇴한 후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전에 시무했던 교회에 매주 출석하면 새로 부임한 후임자에게 혹시나 부담이 될까봐 특별한 절기에만 출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교회 규모가 크면 1부 예배만 드리고 나오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퇴 초기엔 다른 한인교회들을 방문하다가 이것도 한계에 부딪히면 결국 규모가 큰 미국교회에 출석하게 된다.

이런 고충을 들은 정명섭 목사는 “은퇴가 꼭 나이가 차서 오는 것도 아니고 순간적으로 올 수도 있는 것인데 그동안 오랫동안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셨던 분들의 사정을 들으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며 “방법을 찾다가 교회 공간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생장로교회에서는 주일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원로 목회자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랫동안 은목교회를 구상해 온 박상철 목사는 은목교회에 대한 리서치를 많이 했다. 이미 한국에서는 교단별로 지역별로 은목교회가 세워져 있었으며, 미주에도 시카고와 엘에이 지역에 이미 은목교회가 설립되어 있었다.

26일 준비모임에서 박상철 목사는 이런 케이스들을 소개하고 초교파적인 은목교회를 세워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모임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일단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다른 지역의 은목교회와 연락해 정관 및 노하우 등을 받기로 했다. 3월 한 달 동안은 함께 기도하면서 은목교회의 취지와 방향을 더 알려 창립멤버들을 모으고 4월이나 5월중에 창립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이날 모임에는 박상철 목사, 문경원 목사, 주성봉 목사(이상 KAPC), 김택용 목사(PCA), 박문규 목사, 김헌수 목사(이상 침례교) 등이 설립준비위원으로 참석했다.

참여 문의 : 703-323-1063(설립준비위원장 박상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