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제40회 잡지의 날 기념식에서 기독교 잡지로는 유일하게 우수잡지로 선정된 월간 <창조문예>의 2010년 2월호(창간 13주년 특집호)에 최윤환 목사의 시가 두 편 실렸다.

월간 <창조문예>는 임만호 장로가 우수한 기독교 문학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1997년에 창간했으며, 이번 2월호에는 최 목사의 시 뿐만 아니라 워싱턴 지역의 박엔, 이병기, 김정임씨의 작품들도 실렸다.

2월호에 실린 최 목사의 작품은 '오수에 잠긴 집'과 '포구의 저녁'이란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최 목사가 강민정 화백(정영만 목사 사모)의 전시회에 갔다가 감명을 받아 지어진 작품들이다. '오수에 잠긴 집'은 강민정 화백의 '한여름 오후의 집'이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포구의 저녁'이란 시는 '이름모를 항구'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공식적으로 시인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던 최 목사의 시가 <창조문예>에 실리게 된 것은 박이도 시인(전 경희대 문과학장)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최 목사와 알고 지내던 박이도 시인은 오랜만에 워싱턴 지역을 방문했다가 최 목사가 지은 100여편의 시를 보고 직접 6편을 골라갔다.

최 목사는 "<창조문예>에 이렇게 실릴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고고학 전공한 경험을 살려 세계 각 지역의 유명도시에 대한 여행시를 연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최윤환 목사는>
켄터키 그리스챤 대학원 졸. 신학박사(D.D). 워싱톤 세계선교대학 신약학고고학 교수.
(현)PP포럼 워싱톤 그레이터 상임위원. (현)워싱톤 교회협의회 증경회연합회 회장.
Journey at Central Christian Church<여정(중앙)크리스챤 교회>목사.
<次元文學동인>. 시집<돌>.

<오수에 잠긴 집> 軒鏡 최 윤 환

호젓한 집 한 채가
마을 한구석에 돌아앉아서
쏟아지는 햇살

나는 그 처마 및 고즈넉이
드리운 그림자를 좋아했었지

고동색 담벽이 왜 그리운
고향 향기를 코 언저리에 젖게 하는지

아마도 그 뒤안길엔
인적도 없이
한낮을 뙤약 빛에 햇살 튕기면
침잠한 오수가 지붕을 덮어

그렇게 드리운 긴 그림자는
따가운 낮 태양에 숨어
아주 가는 안식을 숨 쉬게 하는
얇은 거미줄 하나 내려앉는 걸......

눈부시게
눈감아 보아라.


<포구의 저녁> 軒鏡 최 윤 환

나는 부리 노란 갈매기
하이얀 솜털에 회색빛 날개를 감춰
비상(飛翔)하며 저녁의 한때를 즐겨

이름 모를 항구에 나래를 펴
보금자리 하고
밀려오는 작은 파도를 차고 오르면
뱃고동은 한없이 나를 구성지게 만들었어.

노을에 선창 배 그림자는 높다라이 솟아
붉은 하늘을 물들이고
자유로이 뱃고물에 내려앉는다.
거기 바로 아늑한 나의 집

멈춤은 잠시
가녀린 연분홍 발로 물길을 차고
바다 저 멀리 솟아오른다

붉게 떠오른 달을 지나
유유히 사라진다
노을 젖은 뱃전에
따나갔던 모두가 돌아와 머무는 시간

어둠으로 휩싸이는 포구
여기는 자유의 나라
온 세계는 지금 나의 품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