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앞날은 궁금했었다. 그럴 때마다 유심히 손금을 보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선들의 흐름은 인생을 꼭 예견하는 것 같았다. 동네 선배 집에서 빌려온 잡지책에서 손금해설을 보며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고등학교 시절, 잘 알지도 못하는 손금해설을 달달 외워서 만나는 여학생에게 손금을 보아 주는 척하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 그때의 촉감, 첫 감응적 이성과의 손의 접촉은 놀라운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그날 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 운다.”
윤동주(http://yundongju.nayana.com) 님의 서시를 읊었다.

초등, 중학교 시절 만화와 소설 ‘서유기’를 읽으며 손오공을 가둬 버린 그분 손바닥이 궁금했었다.

지금은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 누운 채 왼손 손바닥에 아이폰을 놓고 세상과 소통을 한다. 내 손바닥에 세상의 모든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 같다. 일국의 대통령보다 먼저 정보를 알 수 있게끔 하는 스크린 아이콘에 터치를 할 때마다 그녀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낀다.

그녀의 손 느낌과 공유했던 시간들은 뇌 속에 저장되어 진다. 그녀와 점점 많은 시간을 접속하며 내 손바닥에서 나의 온기를 먹고 희노애락을 즐기고 있다.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나서 나의 영혼마저 점령하려고 달려들고 있는 것이 또 있다. 이름도 이상하다. ‘패드’ 어린 시절 시도 때도 없이 무조건 세뇌 되어야 하는 광고 때문일까? 패드 때문에 열광하는 세계 속의 사람들이 있다. ‘아이패드’(iPad, www.apple.com, $499부터)! 책을 보듯이 왼손 손바닥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스크린 아이콘을 터치하면서 명령을 하면 된다. 인터넷은 Wi-Fi 지원(3월말 출시예정) 지역과 AT&T 3G(4월 출시 예정)로 무선전화 통화권에서 이용할 수가 있다.

아이패드출시로 변화되는 환경을 예견해보면 새로 핸드폰을 살 이유가 없다. 구글보이스(www.google.com/voice)가입자들은 인터넷(AT&T 3G 월 $15, 데이터 240mb, Wi-Fi 무료)으로 미국내 무료로 전화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패드가 인터넷전화로 사용할 수가 있다.

아이패드는 미니노트북의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아이폰처럼 또 한 번 소비자의 손바닥 위에서 혁신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 날 것 같다.

나는 손바닥을 보면서 손금을 생각하고 그녀의 촉감을 느끼고 싶어 손금유혹을 했고 ‘자연수 손오공’을 가둬버린 ‘유리수 그분’ 손바닥이 궁금했었다. 애플은 내 얼굴 같은 손바닥 안과 위에서 세상을 소통시키는 아이시리즈를 설계하고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세상은 이미 내 손안에 들어 와 있다. 1초안에 소통할 수 있는 세상에 과연 우리는 행복합니까?

예전에 손 하나 가득 안개를 쥐어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손을 펼쳐보니
오, 안개는 한 마리 벌레로 변해 있지 않겠습니까?
나는 다시 손을 쥐었다 폈습니다
그 안에 새가 한 마리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한 번 손을 쥐었다 펼쳤을 때
손바닥 위에는
슬픈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한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손을 쥐었다 폈을 때
그 안에는 다시 한 줄 가득 안개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넘쳐나는 환희의 노래를 ...

오늘 아침에도 아이폰으로 카릴 지브란의 ‘모래, 물거품 중에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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