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를 강타한 지진 소식에 미주 한인교회들과 선교사들도 고통 분담과 그리스도의 사랑 나누기에 돌입했다.

재앙으로 죽음이 가득한 땅, 아이티에 한국인 선교사들의 사랑과 헌신이 빛나고 있다.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백삼숙 목사는 한인교회인 사랑의교회와 현지인 고아원 사랑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백 목사는 지진 당시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돌보던 어린이들 20여명과 이재민 20여명을 돌보고 있다. 현지 한국인들은 이미 모두 도미니카로 피신한 상태지만 백 목사는 떠나지 않고 아이티를 지킬 계획이라고 한다.

김용재 선교사도 곧 아이티로 들어간다. 그는 얼마 전 뉴욕을 방문했다가 도미니카를 거쳐 아이티로 들어가려다 지진 소식을 듣게 됐다. 그의 사역지는 포르토프랭스에서 1백Km 떨어진 곳이기에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여행금지구역으로 경보가 격상돼 입국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선교사는 “전해들은 소식에 의하면 포르토프랭스에 전화 회사들이 있었는데, 모두 피해를 입어 모든 통신이 두절된 상태”라며 “이와 함께 차량 운송에 필요한 유류를 공급할 수 없고, 생필품 가격도 뛰기 시작해 피해지역 뿐 아니라 전국이 함께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김 선교사는 “이런 천재지변이 있을 때마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돼 도움의 손길이 줄을 잇지만, 매스컴 보도가 끝나는 시점이면 다시 잊혀 버린다. 5년 전 (아이티에) 홍수가 나서 수천명이 사망, 실종되었을 때도, 2년 전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갈 때도 그랬다”며 “그렇지만 복구에는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진 피해 소식을 들은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는 아이티를 위한 긴급구호성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대표회장 김성도 목사는 “모두가 어려운 때이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며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모금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교협은 2월 둘째 주까지 공신력 있는 구호기관을 선정해 구호성금 1차분을 전달할 계획이며 그 후로도 모금을 지속할 예정이다.

워싱턴교협은 또한 1월 17일, 24일, 31일을 아이티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고 각 회원 교회에서 기도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시카고의 한인교회들도 아이티 이재민들의 고통에 발 빠르게 반응하며 도움의 손길을 모으고 있다.

포도원교회는 전 성도들에게 서신을 발송하고 교회 재정 중 일부를 구제비로 사용하는 한편, 성도들이 십시일반으로 구호헌금을 할 계획이다. 양현표 목사는 “전7:14의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는 말씀으로 이번 지진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목사는 “이번 사태에는 분명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지만 이것을 그 나라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저주나 징벌이라 볼 수는 없다. 하나님의 백성이든 아니든 누구에게나 어느 나라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뿐이다”라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제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라고 밝혔다.

엑소더스교회는 월드비전을 통해 현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긴급구호에 동참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그 지역의 한 커뮤니티를 입양해 구호하는 형식을 고려 중이다. 이철원 목사는 “지난 해부터 아이티 선교에 비전을 갖고 있었다. 이미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을 입양해 도운 경험이 있기에 아이티도 그런 형식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솜교회는 오는 주일에 아이티 지진 피해 돕기 긴급 구호 헌금 시간을 마련한다. 이승훈 목사는 “수많은 주요 건물들이 붕괴됐고 부서진 건물마다 수많은 사상자가 매몰돼 있다. 구조 작업이 늦어지면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될 수 밖에 없기에 우리가 나서야 한다. 주님이 사랑으로 우리에게 오셨듯이 우리가 그 사랑을 실천할 기회다”라고 밝혔다.

두란노침례교회는 구호와 관련돼 교회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준 목사는 “주님의 아픈 마음을 갖고 주님의 손과 발이 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두란노교회는 새벽기도회, 금요기도회, 주일예배 때에 성도들이 합심해 그 땅의 내적 외적 치유를 위한 기도를 드릴 예정이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도 지진 발생 시점부터 현재까지 새벽기도회와 금요기도회 때 아이티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드리고 있다. 김광태 목사는 “이번 주일부터 성도들에게 광고하고 아이티를 위한 긴급 구호헌금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제일교회는 미연합감리교회 구제위원회를 통해 헌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워싱턴=조요한 기자 john@chdaily.com
시카고=김준형 기자 jhkim@chdaily.com
뉴욕=윤주이 기자 jooiee@ch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