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서 극단적인 반동성애법이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동성애에 반대하는 미국 보수 교계에서조차 이는 반인륜적인 조치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우간다는 국민의 66%가 기독교인으로, 동성애에 매우 엄격한 보수 성향의 국가다. 동성애는 이미 범죄 행위로 규정되어 있어 가볍게는 벌금형에서부터 징역형, 그리고 최악의 경우 종신형이나 사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새로운 법안은 여기에 동성애자가 상습적으로 동성애 행위를 할 경우,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일 경우, 18세 미만의 동성을 성폭행한 경우에는 무조건 사형시킨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한 동성애자의 가족이나 친구까지도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돼, 동성애자임을 알고서도 24시간 내에 신고하지 않을 시, 또는 동성애자에게 집을 세놓거나 기타 도움을 제공할 시에도 최고 징역 3년형에서 7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새로운 법안은 국가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동성애 문화를 뿌리 뽑고 전통적 결혼과 가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우간다 여당의 한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지나치게 극단적인 법안에 국제 인권 단체들은 “동성애자 역시 한 명의 국민이며,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세계 교계에서도 법안은 반동성애적일뿐 아니라 ‘반기독교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 지도자들은 최근 법안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동성애와 관련한 우리 안의 다양한 신학적 견해와 종교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성애자인 형제와 자매들을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품어야 한다는 데에 견해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동성애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복음주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로, 우간다에서 피스(P.E.A.C.E.) 플랜의 일환인 에이즈 환자 치유와 HIV 퇴치 사역을 펼치고 있는 릭 워렌 목사는 최근 우간다 목회자들에게 법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우간다의 일부 교계 지도자들은 이 법안에 환영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렌 목사는 “모든 생명은 하나님 앞에 존귀하다”며 “동성애를 분명한 죄악으로 가르치고, 전통적 가족을 수호해야 할 책임이 교회에 있지만 이웃과 형제를 우리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도 교회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동성애자를 신고하지 않고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경우에도 처벌 받을 수 있게 해놓은 법안이 에이즈 치유 사역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희망을 구하러 오는 동성애자들에게 교회가 은혜의 장소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