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는 일본전산의 행동지침이요 고속성장의 비결입니다. 난관에 부딪혀 앞이 캄캄할 때, 남들에 비해 내가 가진 조건이 다 불리해 보일 때,... 이럴 때 이 사람의 이야기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 지치기는커녕 힘이 나는 약을 먹은 것 같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그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합니다. 역경이 있었고 역경을 극복했기에 그의 스토리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입니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열정적인 경영자로 꼽힙니다. 1973년 가정집 한 귀퉁이 창고에서 전기모터 회사를 창업해 지금은 140여개 계열사에 13만 명의 종업원 매출 약 8조원의 그룹을 일궈냈습니다. 일본판 벤처 신화의 주인공인 그는 국내외 27개 회사를 인수합병 한 뒤 모두 경영을 정상화시켜 “기업 재생의 귀재”로 불립니다. 일본전산이 일본 재계 랭킹 100위권 밖의 중경기업 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그의 이야기에는 통쾌한 역전이 있고 가슴 뛰게 하는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가모리 사장은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괴짜 경영인입니다. 전통적인 것을 과감히 깨는 파격적인 스타일의 경영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파격은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벤처기업이 도쿄 식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도쿄의 대기업에 승산이 없었기에 그는 의도적으로 도쿄 식을 거부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것은 경영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창안한 것 중의 하나가 밥 빨리 먹고, 목소리 큰 순서대로 뽑는, 기발한 신입사원 공채 시험이었습니다. 그는 녹색을 좋아합니다. 손수건도, 지갑도, 넥타이도 온통 녹색인 이유는 자신이 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식물을 심어 생기를 불어 넣어야 하고, 식물이 자라기 위해 태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항상 책상을 남쪽이나 동쪽에 둡니다. 회사도 반드시 남향 아니면 동향입니다. 그런데 도산한 기업을 인수한 뒤 보면 공교롭게도 대개 북향 아니면 서향이었다는 것입니다. 늘 밝고, 기운찬 것을 좋아하는 그의 사옥1층에 걸려 있는 그림이 다 해바라기였습니다. 또 다른 곳에는 일곱 마리 말이 태양을 향해 달리는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가모리 사장에게 고속성장의 비결을 묻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우스울 만큼 간단합니다. “남들 보다 두 배 일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영시대에 무모할 만큼 ‘전근대적’인 경영철학이라 할 수 있지만 그는 다른 길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36년 전 창업 했을 때 우리의 경쟁상대는 세계와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습니다. 그들이 이기기 위해서는 흙탕물을 마시며 두 배 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일본전산의 핵심표어가 ‘정열, 열의, 집념’입니다. 나가모리 사장은 목소리도, 말의 속도도, 대화 집중도 다른 사람의 두 배 이상 됩니다.

일본 전산에 빠뜨릴 수 없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나가모리 사장이 창업 초기 신입 사원 공채를 시작했는데 인재가 오지 않아 고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의 장인이 지나가는 말처럼 “군대 생활해 보니 밥 빨리 먹고, 목욕 빨리 하고, 용변 빨리 보는 사람이 일도 잘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978년 ‘밥 빨리 먹기 시험’을 실행에 옮겨 160명의 응시자를 서류와 면접으로 절반 정도 뽑은 뒤 남은 전원에게 도시락을 나눠줬습니다. 그리고 가장 빨리 먹은 사람 순서대로 서른 세 명을 무조건 합격시켰습니다. “무슨 이런 시험이 있냐?”고 아우성 쳤고, 언론에서도 “한심한 회사”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그 뒤에도 ‘큰 소리로 말하기’시험, ‘화장실 청소’시험, ‘오래 달리기’ 시험과 같은 일본 전산만의 시험을 고집했습니다. “저도 원래는 도쿄대나 교토대 출신의 머리 좋은 사람을 뽑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엔 그런 인재가 좀처럼 오지 않았습니다. 밥 빨리 먹기 시험은 명문대 출신은 아니지만 잠재 능력이 큰 사람을 뽑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밥 빨리 먹기 시험이야말로 어느 입사 시험보다도 효과 만점이었습니다.”고 말하면서 “일본전산에서 세계적 발명이 나오고 세계 챔피언이 됐는데 그것을 누가 만든 줄 아십니까? 그게 바로 그때 밥 빨리 먹고 목소리가 커서 뽑힌 사람들이었습니다.” 범재를 천재로 만드는데 나가모리 사장만의 리더십과 동기 부여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능력의 개인차는 아무리 커도 5배를 넘지 않지만, 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격차를 낳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출중한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평범한 능력을 가졌으나 하려는 열정과 집념을 가졌을 때 100배의 성장, 고속성장이 가능한 것입니다. “남보다 두 배 일한다,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 능력입니다. 믿음은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