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권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open doors international)」 폴 에스타부룩스 국장은 13일 라디오프리아시아(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기독교인, 이른바 지하교인(地下敎人)의 수가 4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에스타부룩스 국장은 또 『북한의 노동수용소에 갇혀 있는 이들 중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도 중국으로 피신했다가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수감되고, 고문을 당하고, 처형되고 있습니다. 북한 여성이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몇 달 전 처형당했다는 정보도 접했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북한의 노동수용소, 곧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인원은 많게는 3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에스타부룩스 국장의 말처럼 30만 명의 4분의 1이면 7~8만 명의 기독교인이 정치범수용소에 있다는 것이 된다.

에스타부룩스 국장의 주장은 국내 북한인권단체들이나 북한선교단체들이 제시하는 통계와 대체로 일치한다. 이들 주장을 종합하면, 북한 내 지하교인이 많게는 40만 명, 정치범수용소-로동교화소 등 각종 수감시설에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갇힌 사람이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온다. 오픈 도어즈가 발표하는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라는 보고서 역시 올 초 북한을 7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지목했었다.

순교(殉敎)를 각오한 기독교인이 40만 명이나 숨어서 믿음을 지키고, 10만 명 가까이 역사상 최악의 수용소에 갇혀 죽어가는 데도 한국의 主流 기독교계는 침묵을 지킨다. 대단한 인내심(?)이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로동교화소와 같은 지상(地上) 지옥을 없애자는 캠페인을 벌인 적도 없고 그 흔한 성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내로라하는 목회자들은 『북한에 대한 지나친 공격적 태도를 우려한다』거나 『남북한 사이의 기존합의를 존중하라』며 위헌적인 6.15, 10.4선언을 이행하라는 선언을 냈었다.

오픈도어즈는 『전 세계에서 북한만큼 기독교인이 처참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고통 받으며, 종교의 자유가 박탈된 나라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2만 명에 육박하는 살아있는 탈북 증인 역시 그렇게 말한다.

한국교회가 죽어가는 북한동포의 절규를 외면한 채 끝끝내 이기(利己)와 탐욕(貪慾)의 기도에 머문다면, 60년 피·땀·눈물로 만들어 온 황금마차는 신데렐라의 호박으로 돌아가 버릴 것이다. 자정을 향해 달리는 시간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 주지 않는다. 말을 해도 듣지 않고, 보여줘도 믿지 않는다면 그 후엔 무엇일까? 혹독한 시련인가? 환란인가? 재앙인가?

-기사제공 리버티 헤럴드 김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