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가 최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독교 방송매체 중 하나인 CBS 기독교방송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미디어법 개정 등으로 CBS의 방송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가운데 중임을 맡은 이정익 목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굳은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이정익 목사는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시대가 다변화되어가고,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해가는 가운데 세계적인 추세”라며 “막아서 생존하려 하지 말고 경쟁을 해서 당당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또 앞으로 한국교회에 더 다가가는 CBS가 되겠다며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다음은 이정익 목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CBS 이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이사장직을 맡게 되신 동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CBS 이사직을 맡은 것이 4년 전 일인데 처음부터 CBS 이사장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사회에 들어와 보니 이 안에 내가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CBS가 평화시대가 아니다. CBS뿐 아니라 모든 방송이 마찬가지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판매 독점대행체제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으면서 방송광고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이는 CBS에 큰 위기이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자천타천으로 자연스럽게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가장 어려운 시기이지만 누군가는 희생해야겠기에 결심했다. 지금까지는 상황이 좋았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으니 각오 또한 새롭게 해야 한다. 이번에 신임 사장도 그런 의미에서 올해 무보수 선언을 했고, 나 또한 판공비를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
미디어법은 막을 수 없는 물결, 몇몇 언론 독점은 곤란
한국교회에 다가가고 교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공교롭게도 목사님께서 취임하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디어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미디어법은 CBS로서도 굉장히 민감한 문제인데 이에 대한 견해가 어떠한가.
“여러 방송사들이 미디어법에 반대하고 있고, CBS로서도 미디어법이 개정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디어법은 마땅히 (이번 개정안과 같은) 그러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시대가 다변화되어가고,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해가는 가운데 세계적인 추세가 그렇다. 몇몇 언론사가 독점하는 방식은 안 된다.
미디어법은 거부한다 한들 없어지지 않는다. 자연적으로 밀려오는 물결이고, 막을 수 없다. 막을 수 있다면 다른 곳이 다 못하게 막고 나 혼자 하면 편하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막아서 생존하려 하지 말고 경쟁을 해서 당당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CBS는 그것을 위해 CBS만의 정체성을 살리며 일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CBS는 어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나.
“CBS의 고유 영역을 발전시켜야 한다. CBS는 그동안 다소 비판적이고 편향돼 있었다. 이제 시대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6, 70년대식으로는 계속 갈 수 없다. 여러 면에서 거듭나야 한다. 어떤 식으로 변화해가야 할지 총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곧 그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이사장 취임식에서 한국교회에 다가가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지금까지는 사실 한국교회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일 때가 많았다. CBS가 한국교회가 낳은 방송이지만 지금까지는 자동으로 들어오는 광고비만으로 운영이 가능했으니 교계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교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교계의 관심과 후원과 기도를 받아야 한다. 그러자면 CBS가 먼저 교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동안 교계가 CBS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다. CBS에 실망을 하고 떨어져 나간 후원교회들도 많았다. 내가 이사장이 된 뒤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 성도들이 CBS 방송 내용을 보고 통탄한다는 이야기도 듣는데, 그럴 때마다 ‘어쩌다가 선교 방송인 CBS가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에 막막하다. 이제 분위기를 전환하고 한국교회를 위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CBS가 기독교방송인만큼 사원들도 크리스천으로서의 모습도 있어야 한다. 기도하는 회사가 되고 신앙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아야 한다. CBS가 아무리 애써봐야 일반 방송이 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 신앙적 구심점을 강하게 구축했으면 좋겠다.”
보수로도 진보로도 가선 안 돼, 보도의 공정성이 생명
‘선교’와 ‘보도’라는 두 축 살리고 대안과 소망을 줄 것
-그 말은 곧 CBS가 보수적 성향으로 간다는 의미인가.
“CBS가 보수로 가는 것도, 진보로 가는 것도 원치 않는다. 보도의 생명의 공정성이 아닌가. 공정성을 생명처럼 여기고, 지금 진보로 치우쳐 있다면 돌아와야 한다. 보수로 갈 필요도 없다. 온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갈려 있다 보니 교계도 마찬가지다. 보수와 진보가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닌데 문제는 그것이 구도화되고 편이 갈리고 대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알리기 위한 보도가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하는 방송을 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가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 공정성을 잃지 말고 편향성을 지양해야 한다.”
-그렇다면 CBS는 어떤 방송을 지향하려 하나.
“CBS는 ‘선교’와 ‘보도’라는 두 축을 잘 살려야 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약화되면 안 된다. 두 축이 균형을 이룰 때 위상이 높아진다. 또한 공정하고 소망에 찬 방송을 하되 매사 비판만 하려 하거나 두둔만 하려 해선 안 된다. 비판도 희망을 주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해야 한다. CBS는 타 복음방송들과는 그 규모와 자원 등 모든 면에서 한 차원 높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사장으로서 목표와 포부가 있다면.
“이사장이 하는 일은 보도 기능이나 노선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신임 사장이 정도를 걷는 언론으로서의 강한 소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 자신은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그같은 소신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 그 이상의 권한을 요구하거나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영 정상화는 사장의 몫이고, 나는 교계로 관심을 돌리고 관심을 끌어오려 한다. 이것이 큰 과제다. 또 한 가지는 방송광고시장이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가장 염려되는 것이 종교방송들이기에, 정부에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다중매체를 얻어와야 하는 상황인데 이것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CBS에 대해 한국교회에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CBS는 한국교회가 낳은 방송이다. CBS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애정을 갖고 다가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랑받는 선교매체로, 공정한 보도를 하는 매스컴으로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를 하고 싶다. 나는 한국교회와 CBS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CBS 임직원들 전체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교계와 깊은 유대를 가졌으면 좋겠다.”
류재광
이정익 목사는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시대가 다변화되어가고,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해가는 가운데 세계적인 추세”라며 “막아서 생존하려 하지 말고 경쟁을 해서 당당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또 앞으로 한국교회에 더 다가가는 CBS가 되겠다며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다음은 이정익 목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CBS 이사장에 취임한 이정익 목사는 CBS의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경쟁과 정체성 회복으로 당당히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송경호 기자 |
-최근 CBS 이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이사장직을 맡게 되신 동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CBS 이사직을 맡은 것이 4년 전 일인데 처음부터 CBS 이사장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사회에 들어와 보니 이 안에 내가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CBS가 평화시대가 아니다. CBS뿐 아니라 모든 방송이 마찬가지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판매 독점대행체제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으면서 방송광고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이는 CBS에 큰 위기이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자천타천으로 자연스럽게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가장 어려운 시기이지만 누군가는 희생해야겠기에 결심했다. 지금까지는 상황이 좋았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으니 각오 또한 새롭게 해야 한다. 이번에 신임 사장도 그런 의미에서 올해 무보수 선언을 했고, 나 또한 판공비를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
미디어법은 막을 수 없는 물결, 몇몇 언론 독점은 곤란
한국교회에 다가가고 교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공교롭게도 목사님께서 취임하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디어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미디어법은 CBS로서도 굉장히 민감한 문제인데 이에 대한 견해가 어떠한가.
“여러 방송사들이 미디어법에 반대하고 있고, CBS로서도 미디어법이 개정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디어법은 마땅히 (이번 개정안과 같은) 그러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시대가 다변화되어가고,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해가는 가운데 세계적인 추세가 그렇다. 몇몇 언론사가 독점하는 방식은 안 된다.
미디어법은 거부한다 한들 없어지지 않는다. 자연적으로 밀려오는 물결이고, 막을 수 없다. 막을 수 있다면 다른 곳이 다 못하게 막고 나 혼자 하면 편하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막아서 생존하려 하지 말고 경쟁을 해서 당당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CBS는 그것을 위해 CBS만의 정체성을 살리며 일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CBS는 어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나.
“CBS의 고유 영역을 발전시켜야 한다. CBS는 그동안 다소 비판적이고 편향돼 있었다. 이제 시대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6, 70년대식으로는 계속 갈 수 없다. 여러 면에서 거듭나야 한다. 어떤 식으로 변화해가야 할지 총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곧 그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이 목사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공정하고 한국교회를 위하는 방송을 강조했다. ⓒ 송경호 기자 |
-이사장 취임식에서 한국교회에 다가가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지금까지는 사실 한국교회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일 때가 많았다. CBS가 한국교회가 낳은 방송이지만 지금까지는 자동으로 들어오는 광고비만으로 운영이 가능했으니 교계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교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교계의 관심과 후원과 기도를 받아야 한다. 그러자면 CBS가 먼저 교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동안 교계가 CBS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다. CBS에 실망을 하고 떨어져 나간 후원교회들도 많았다. 내가 이사장이 된 뒤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 성도들이 CBS 방송 내용을 보고 통탄한다는 이야기도 듣는데, 그럴 때마다 ‘어쩌다가 선교 방송인 CBS가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에 막막하다. 이제 분위기를 전환하고 한국교회를 위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CBS가 기독교방송인만큼 사원들도 크리스천으로서의 모습도 있어야 한다. 기도하는 회사가 되고 신앙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아야 한다. CBS가 아무리 애써봐야 일반 방송이 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 신앙적 구심점을 강하게 구축했으면 좋겠다.”
보수로도 진보로도 가선 안 돼, 보도의 공정성이 생명
‘선교’와 ‘보도’라는 두 축 살리고 대안과 소망을 줄 것
-그 말은 곧 CBS가 보수적 성향으로 간다는 의미인가.
“CBS가 보수로 가는 것도, 진보로 가는 것도 원치 않는다. 보도의 생명의 공정성이 아닌가. 공정성을 생명처럼 여기고, 지금 진보로 치우쳐 있다면 돌아와야 한다. 보수로 갈 필요도 없다. 온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갈려 있다 보니 교계도 마찬가지다. 보수와 진보가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닌데 문제는 그것이 구도화되고 편이 갈리고 대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알리기 위한 보도가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하는 방송을 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가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 공정성을 잃지 말고 편향성을 지양해야 한다.”
-그렇다면 CBS는 어떤 방송을 지향하려 하나.
“CBS는 ‘선교’와 ‘보도’라는 두 축을 잘 살려야 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약화되면 안 된다. 두 축이 균형을 이룰 때 위상이 높아진다. 또한 공정하고 소망에 찬 방송을 하되 매사 비판만 하려 하거나 두둔만 하려 해선 안 된다. 비판도 희망을 주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해야 한다. CBS는 타 복음방송들과는 그 규모와 자원 등 모든 면에서 한 차원 높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사장으로서 목표와 포부가 있다면.
“이사장이 하는 일은 보도 기능이나 노선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신임 사장이 정도를 걷는 언론으로서의 강한 소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 자신은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그같은 소신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 그 이상의 권한을 요구하거나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영 정상화는 사장의 몫이고, 나는 교계로 관심을 돌리고 관심을 끌어오려 한다. 이것이 큰 과제다. 또 한 가지는 방송광고시장이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가장 염려되는 것이 종교방송들이기에, 정부에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다중매체를 얻어와야 하는 상황인데 이것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CBS에 대해 한국교회에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CBS는 한국교회가 낳은 방송이다. CBS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애정을 갖고 다가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랑받는 선교매체로, 공정한 보도를 하는 매스컴으로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를 하고 싶다. 나는 한국교회와 CBS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CBS 임직원들 전체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교계와 깊은 유대를 가졌으면 좋겠다.”
류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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