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었던 지난 12일(이하 현지 시각)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감행돼 총 6개 교회가 피해를 입은 데 이어 바그다드 북부 모술의 교회에서도 폭탄 테러가 발생, 이로써 피해 교회가 48시간 만에 7개로 증가했다.

CNN에 따르면 모술 교회에서 감행된 차량 폭탄 테러로 교회가 파손된 것은 물론 최소 3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입었다.

이보다 앞서 주일 저녁 7시경 공격을 당한 성모 마리아 교회는 당시 교인들이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중이었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 교인 3명과 무슬림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총 21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부터 불과 몇 시간 전에는 바그다드 전역에서 총 4건의 교회 대상 폭탄 테러가 발생, 총 11명의 주민이 부상 당하고 교회가 심각하게 파손됐다.

성모 마리아 교회의 셸몬 와르두니 주교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이곳 교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그들은 예배에 오기를 겁낼 것이고 아마도 이 나라를 떠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59개의 교회가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았으며, 2008년 초에는 2주만에 교회 인근에서 10여 개의 폭탄이 폭발했다.

UN난민고등판무관에 따르면 이라크 인구의 3% 가량인 소수 기독교 종파에 대한 지속적인 박해로 2003년 이래로 25만에서 50만 명의 교인들이 이라크를 떠났다. 이는 지난 6년간 이라크 기독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주했음을 뜻한다.

또 작년 모술에서 파울로스 파라흐 라호 가톨릭 대주교가 납치된 뒤 살해된 사건을 포함해, 2003년부터 2백여 명의 교인이 살해되기도 했다.

현지 교계 지도자인 압둘라 누파일리는 “분명 우리는 이 사회의 귀한 구성원이다. 그러나 우리를 보호해 줄 어떤 정치적인 힘도 없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며, 사태가 더 악화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그들의 목표는 이라크에서 기독교를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이라크 내 미군 철수를 앞두고 국제 사회의 시선이 이라크 내 평화 정착 가능성에 집중된 가운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소수 종족과 종파에 대한 공격은 배후 세력이 이라크를 또다시 종족·종파 간 분열로 몰아넣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많은 종교 자유 전문가들은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세계에서 가장 역사 깊은 기독교 인구가 이라크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에 앞서 소수 종족과 종파 보호를 위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