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곁에서 가까이 지내던 몇 몇 어른들이 암 때문에 고통을 받으시다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암에 대한 심각한 두려움이 증가된 것입니다. “혹시 암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기도를 부탁하는 분들이 자주 계십니다. 신문 보도를 통해 암 환자들 중에 20%는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이고, 암 사망자들 중의 30%도 흡연 때문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수 천 번, 수 만 번 결심을 하면서도 끊지를 못하는 지긋지긋한 담배를 어떻게 하면 끊게 할 수 있을까요? “목사님! 저 담배 좀 끊게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 가족들이 많이 폐암으로 죽었는데 저도 이러다가 폐암 걸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담배를 끊지 못해 고생하던 한 청년이 제 사무실에서 초특급(?) 기도를 받고 나간 후,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혹시, 담배의 이름을 무시무시하게 만들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급살담배”, “해골초”, “패가망신”, “송장초”, “폐암초” “사향”(Death Scent), “피고름담배”라고 이름을 지으면 정나미가 떨어지지 않을까요? 또, 담배갑에 새겨져 있는 문장도 “건강을 위하여 지나친 흡연을 삼가합시다”같은 부드러운 문구보다는 “피우면 반드시 죽습니다!” “한 모금 빠는 순간 곧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묘자리 상담전화는 444-4444로!” 그것도 아니면, “피고름을 매일 입으로 뱉는 폐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흰 소복을 입고 슬피우는 당신의 아내를 생각하십시오!” 그래도 담배를 끊을 수 없다면, 담배갑에 혐오스러운 암에 걸린 환자들의 망가진 폐를 담배갑 전체에 도배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담배를 못 끊으면 그 사람은 정말 편안하게 피우는 것이 낫습니다. 괜히 죄책감 속에서 고통스럽게 피우다가 더 건강을 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한국 초창기 선교사님들의 고충 중에 하나가 “어떻게 하면 한국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하는 문제였습니다. 당시에는 쇄국정책으로 기독교를 박해하던 시기였고, 인쇄술도 변변치 않아서 성경을 한국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목숨을 걸고 애지중지한 “쪽복음” 성경을 중국을 통해 들고 가면,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성경책으로 쌈지 담배를 말아 피웠습니다.

당시에도 부들부들한 성경이 쌈지 담배를 말아 피우기에는 적격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성경이 어떤 성경인데! 목숨을 걸고 중국에서 들여온 것인데, 그 귀한 것을 담배로 태워버리다니!” 화가 머리까지 치민 선교사들이 담배는 곧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강단에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담배는 오늘날까지 사탄의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말았습니다. 기독교인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할 말이 없습니다.

성경이 담배에 대하여 뭐라고 규정하거나 명령하는 구절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담배는 성경이 기록된 훨씬 이후에 발견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우리의 몸(body)을 “하나님의 거룩한 전(Temple)”(고전 3:16)이라고 한 것을 보면, 분명 하나님은 우리의 몸이 더러운 니코친(Nicotine)이나 타르(Tar)로 도배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또한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하나님의 성전인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을 하나님은 절대로 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담배는 종교적인 문제를 말하기에 앞서서 하나님이 주신 귀한 몸을 망가뜨리는 심각한 적(Enemy)입니다. 이제 가을 공기가 많이 달콤하고 신선해졌습니다. 고민과 매연으로 지친 우리의 가슴 속을 큰 숨으로 맑게 씻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