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저에게 우리 교회의 영적 흐름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저는 아마도 균형의 영성이라 답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의미하는 균형이란 말씀과 성령의 균형이었습니다. 사실 교회 개척 이래 일관성 있게 추구해온 영성의 목표가 있다면 온 성도님들이 말씀 위에 서서 성령으로 충만해지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 동안 교회는 아름답게 자라났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저는 성도님들의 삶 가운데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솔직히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 꼭 집어 답은 안 나오지만, 성령님께서 무엇인가 제게 말씀하고 싶어하신다는 감동을 가끔 받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간, 양일에 걸쳐 정 동섭 교수님 부부의 마음 치유, 가족 치유 세미나가 있었고, 저는 이 기간 균형의 영성에 대하여 새로운 각도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정서 발달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고나 할까요? 소위 EQ (정서 지수) 를 높이는 정서 교육이나 가정 사역이 교회 교육에 포함되어야할 필요성을 새롭게 깨달은 것입니다. 왜 그렇게 기도하고 말씀도 보는데, 부부 관계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자녀들은 방황하며,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는 등 온전한 삶의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까? 하나님과의 수직 관계가 인간과의 수평관계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균형의 영성’의 저자, 토미 테니의 지적처럼, 예배의 열정을 가진 마리아의 영성과 긍휼을 가지고 사람을 섬기는 마르다의 영성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절대로 필요한데 이 두 영성이 상호 부조화를 이루는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왜 그렇습니까? 한 마디로 지혜의 부족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행복의 지도를 분명히 제시하는데(신 10:13), 왜 성경을 잘 아는 우리가 그 행복에 이르지 못합니까? 그 지도를 어떻게 따라가야 하는지 실제적인 적용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내를 사랑하고 남편을 존경하라 성경은 가르치는데, 어떻게 사랑하는 지, 어떻게 존경하는 지 그 구체적인 방법에 무지한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놓치고 삽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결혼 생활을 위하여 운전면허 습득을 위한 공부정도도 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남편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지요. “ 지식을 따라 아내를 사랑하라.” 우리는 서로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남편과 아내, 자녀들의 심리를 공부하며 그들의 진정한 필요가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사자와 소는 서로 사랑했지만 어떻게 사랑하는지 몰랐다지요. 그래서 사자는 매일 소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살코기를 가져다 주고, 소는 사자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풀을 가져다 줍니다. 결국 이혼하며 나중에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공부하며 EQ 를 높이기 위하여 배우고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의 정서가 치유되며 풍성한 감성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수직적 하나님 사랑이 수평적 인간 관계에 잘 적용되어야 하겠습니다. 정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사랑은 배울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중요한 기술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저는 이 중요한 사랑의 기술을 지혜라는 단어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본래 지혜의 히브리단어는 chokmah 로 기술(skill)을 의미합니다. 즉 지혜는 하나님의 말씀을 삶에 적용하는 기술이라는 것이지요. 이 기술이 부족해 말씀을 많이 알아도 삶에는 힘이 없습니다. 우리는 말씀과 성령으로 충만할 뿐 아니라 지혜로도 충만해야하겠습니다. 이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균형의 영성은 말씀과 성령과 지혜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 말씀과 성령과 지혜로 충만하여 행복하고 풍성한 관계의 축복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