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지의 땅도 마다하지 않았던 청교도가 세운 나라 미국. 두말할 나위 없이 미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하지만 막상 미국 교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종교의 자유’는 만끽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견고한 ‘인종의 벽’에 새삼 놀란다.

‘인종의 벽’을 넘어 다양한 민족을 섬기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대형 백인교회에서 한인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1823년 설립돼 귀넷카운티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로렌스빌연합감리교회(데이비스 채플, Rev. Daivs Chappell)는 현재 3,500여명의 성도 대다수가 백인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백인교회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도 백인교회하면 선뜻 발걸음하기 힘들어하는 한인들을 위해 담임목회자를 비롯한 사역팀이 뜻을 모아 ‘제자(Disciple)’ 한국어 성경공부반을 개설한다.

점점 다민족, 다문화 되어가는 귀넷카운티의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교회에서 먼저 문을 열고 한인을 시작으로, 다민족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을 시작하자는 취지다. 이에 최초의 아시안 스탭으로 조은옥 전도사를 초빙해, 조 전도사를 중심으로 교회에서 가장 큰 자랑 가운데 하나인 ‘제자’ 성경공부를 제공한다.

▲(왼쪽부터)알렌 하스킨 목사, 조은옥 전도사, 리사 존슨 디렉터, 데이비스 채플 담임목사
31일(목) 인터뷰에서 조은옥 전도사는 “사실 성도들은 다민족 사역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지금의 상태를 편안하게 느낀다. 하지만 담임목사님을 비롯해 여러 스탭들이 더 이상은 우리만의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을 갖고 올해 처음으로 한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채플 담임목사는 “우리가 제공하는 성경공부는 주중 프로그램으로, 절대로 한인교회의 성도를 뺏어오려는 것이 아니다. 한인들이 ‘제자’ 성경공부를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로 훈련받고, 각자의 교회에서 지도자로 세워질 수 있도록 돕길 원한다.”고 밝혔다.

조은옥 전도사가 인도하게 될 ‘제자’성경공부는 구약 17주, 신약 17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기독교인의 신앙성숙과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목적을 둔 성경연구과정이다. 미 연합감리교회 출판사인 콕스베리에서 출간되는 ‘제자’ 성경공부 교재는 미 연합감리교회 뿐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공인된 제자양육 프로그램으로, 총 5단계로 구성돼있다. 조은옥 전도사는 에모리대학에서 M.Div를 취득했으며, 현재 조지아주 목사안수과정에 있다.

오는 9월 첫 주에 개강하는 ‘제자’ 성경공부에 많은 한인들을 초청하기 위해 교회 측에서는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우선 교재와 등록비($45)를 장학금으로 무료 제공하며, 성경공부 시간 베이비 시팅을 제공한다(수요일 오전과 오후반에 한함).

또한, 원하는 경우 본 교회 교인과 개인적으로 혹은 가정과 연계해 영어대화 파트너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5단계의 모든 훈련코스를 마치면 콕스베리에서 제공하며, 로렌스빌교회에서 직인한 ‘제자’ 공식 수료증과 배지를 증정해, 어느 곳이든 가서 ‘제자’ 성경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교회 측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본 교회 교인들도 자연스럽게 타인종을 향한 환영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인을 시작으로 다른 민족으로도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오랜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백인교회에서 스스로 견고한 인종의 벽을 넘어서려는 노력이 아름답다. 하지만 첫 시도인 만큼, 얼마나 한인들의 신앙과 정서에 맞게 응용되어 기대하는 열매가 맺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문의 770-963-0386(조은옥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