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 (잠언 14장 4절)

송재호 목사
(Photo :기독일보 ) 송재호 목사(할렐루야한인교회)

금년 2021년은 신 축년(辛丑年)으로 '소의 해'라고 한다. 소(丑 ․ 牛)는 등뼈를 가진 척추동물이자 젖을 먹여 송아지를 기르는 포유류에 해당하며, 짝수의 말굽과 네 개의 위를 가지고 먹은 사료를 다시 반추하는 동물이다. 소는 강하고 부지런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큰 덩치와 느린 동작 때문에 둔하고 미련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머리 끝 뿔에서 꼬리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모두 주고 가는 동물이기에 소만큼 우리의 일상과 가깝고 사람을 닮은 동물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등장하는 소는 어떨까? 먼저 소는 재산의 형태로 사용되었다. 구약에서 소떼와 양떼, 염소 떼 등은 그 사람의 부와 사회적 지위가 얼마가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렇듯 소는 부의 대상으로 중요한 짐승이었다. 우리가 욥기를 보면 욥은 재난을 당하기 전에 양 칠천과 약대 삼천, 소 오백 겨, 암 나귀 오백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고난 후에는 더 큰 축복을 받아 양 일만 사천과 약대 육천과 소 일천 겨리와 암 나귀 일천을 소유하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또 열왕기상 4장 23절에 보아도 솔로몬의 자산을 소개할 때 "살진 소가 열이요 초장의 소가 스물이요 양이 일백이며 그 외에 수사슴과 노루와 암사슴과 살진 새들이었더라"의 구절을 사용하여 솔로몬이 얼마나 풍족한 축복을 받았는지를 알려 주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소는 인간의 생활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가축 이였으며 부의 상징이었던 것을 배우게 된다.

또 성경에서 소는 굽이 갈라진 정한 동물로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과 같이 희생 제물로도 사용되었다. 그래서 구약성경에서 소는 이스라엘에게 있어 중요한 재산이기도 했지만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의 영광을 칭송하기 위한 소중한 제물로 사용되었다. 특별히 우리가 출애굽기 20장 24절에 말씀을 보면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 땅으로 가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소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고 명령하시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기념하는 곳에 친히 강림하여 축복하실 것을 약속해 주신 구절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듯 제물로 드려지는 소들은 흠이 없는 깨끗하고 정결한 것들이어야 했다. 그 이유는 구약에서 모든 희생제사와 제사는 하나님과의 접촉을 수반하는 것들이었던 만큼 정결함을 유지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제사장들은 그 소를 죽인 후 소의 피를 제단 성소의 다른 곳에 뿌림으로써 그 피를 통해 죄인을 정결하게 하고 하나님과의 거룩한 유대를 재수립하는 데 사용했던 것이다.

소는 우상숭배의 한 방편으로 사용되었다. 애굽의 폭정에서 탈출해 가나안으로 향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시내산 위에서 40일 동안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 동안을 참지 못하고 우상을 만들고 섬기는 가증한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우상의 모양이 송아지 모양이었고(출 32:4), 그것을 숭배하며 송아지 우상이 이스라엘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신이라며 희생을 드리는 범죄에 빠지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소는 열두 가지의 미덕을 지닌 동물이기에 동서고금의 세인들이 제각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소는 그 옛날 농경사회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와 밀접하게 관계돼 있으며, 그 우직함과 희생제물로서의 향기가 실생활과 신앙생활에서조차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올해 2021년 신 축년(辛丑年) '소의 해'를 맞아 우리도 소를 단순한 가축의 하나로만 여기는 오늘의 세태에서 벗어나 소의 미덕을 다시금 생각하며 신앙생활과 삶에서 거룩하고, 풍요로우며, 머리 끝 뿔에서부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