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북한고아들의 동유럽 이주를 추적한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로마국제무비어워즈(Rome International Movie Awards)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로마국제무비어워즈 7월의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상 소식을 알리며 “비록 한국에서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막을 내렸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이 진실의 영화를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1952년 냉전체제 하에서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위탁교육’ 형식으로 동유럽에 보내진 수 천명의 북한 전쟁 고아에 관한 기록영화다. 뉴욕국제영화제 등에 이어 프랑스 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진출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재를 털어 제작한 이 영화가 한국에서 올바른 남북통일과 평화에 관한 담론의 바탕이 되고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이성과 합리적 시각으로 북한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통일 교육의 자료로 쓰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미국 뉴욕 국제영화제, 프랑스 니스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일본, 영국, 아르헨티나, 미국 등 세계 각국 12개 영화제에 본선 진출하는 등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상영관이나 관객, 영화계의 관심과 지원이 너무 저조하다”고 토로했다.
김 감독은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지난 2004년 우연한 기회에, 1962년 헤어진 후 생사를 알지 못하는 북한인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는 루마니아 할머니를 만나면서부터 동유럽국가 내 북한 고아들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RFA에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1950년대 최소 5천 여명의 한국전쟁 고아들을 루마니아를 비롯해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체코 등으로 보내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려 했는데, 그 가운데 북한 교사와 학생들, 또 동유럽국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는 참혹한 전쟁의 상처와 문화나 언어의 이질감을 극복한 사랑과 우정이 싹트게 됐다고 한다.
김 감독은 “2004년 만난 루마니아인 할머니의 북한인 남편도 루마니아에 전쟁고아들을 이끌고 간 북한 측 책임교사였다. 우여곡절 끝에 북한 당국의 허락을 받고 결혼한 루마니아 할머니는 당시 남편과 함께 북한으로 갔지만, 1962년 어린 딸의 치료를 위해 딸과 함께 루마니아로 잠시 귀국한 후 북한의 입국 승인을 받지 못한 채 60여 년을 북한인 남편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면서 “‘김일성의 아이들’은 5개 동유럽국가에 생존해 있는 북한 전쟁고아들의 친구와 교사 등 11명에 대한 인터뷰, 각국 기록보관소 등에서 찾아낸 동영상과 문서, 사진, 그리고 북한으로 돌아간 전쟁고아들이 보낸 편지 등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밝혔다고 RFA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