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숫자만 많지 시대정신 이끌지 못해
논객 부족해, 있어도 겁쟁이라 투쟁 못해
'세상 위한 교회 패러다임' 팀워크와 연합

故 하용조목사.
故 하용조목사.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가 지난 2006년 전했던 설교 내용이 최근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가운데 '화제'가 되고 있다.

교회 한 훈련학교에서 전한 이 짧은 설교가 13년이 지난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적용되는 '예언 같은' 메시지라며, 유튜브에서 다시 회자되는 것이다.

하용조 목사는 "과연 우리 시대의 교회가 매력이 있는가. 이 시대정신을 교회가 끌고 가는가. 못 끌고 가고 있다. 숫자만 많았지, 교회가 시대정신을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으로 서두를 열었다.

하 목사는 "1970-1990년대에는 한국교회가 사회를 대표했다. CBMC나 기드온 등이 영향력이 있었다. 1세대 선배 크리스천들이 잘 끌고 갔다. 그 사람들이 기업가로서 다 재벌이었다"며 "지금은 '크리스천 재벌'이라는 게 없다. 이랜드, 알로에마임 정도"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빌리 그래함도 있었고, 엑스플로도 있었다. 옛날에는 목사가 한 마디 하면 세상이 들었다. 한경직 목사님, 박윤선 목사님 등이 계셨다"며 "그러나 요즘은 다 없어졌다. 그리고 전교조가, 노사모가, 노조가 사회를 끌고 간다. 기독교는 그 소리가 다 묻혔다"고 지적했다.

하용조 목사는 "결론, 우리 기독교가 이 시대정신을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첫째 '논객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시대정신을 끌고 갈 수 있는 논객을 교회가 만들지 않았다"며 "운동권이나 386 세대를 대표하는 노사모를 지원하는 교수들이 700-800명이라고 한다. 이번 (노무현) 정권 들어서 다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연구소, 학교, 정부, 조직에 이들이 다 들어갔다. 그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이 정부를 보호하고 글을 쓰고, 기존 보수 세력을 끌어내는 일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사학법에 관한 이야기 하나 글 하나 쓸 사람이 없다. 목회는 잘 했는데, 학자가 없다"며 "TV나 언론이나 잡지나, 이 사회에서 논객을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시대정신을 못 끌고 간다"고 우려했다.

이에 그는 "지금 보수주의나 복음주의가 할 일은 학자를 키우고 언론을 다시 장악하는 것"이라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80-90%가 이쪽 사람이 갖고 있다. 그리고 목소리를 하나로 낸다. 이것이 시대정신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하 목사는 "한국교회도 언론을 보면, 뉴스앤조이가 부정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목회자들이 이런 부분들에 있어 통찰력 있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복음주의자 논객들은 겁쟁이다. 감옥 갈 생각이 별로 없다. 그러니 막 글을 못 쓴다. 투쟁을 못한다. 계속 밀린다"며 "시대정신을 끌고 갈 수 있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둘째로 "또 하나, 이 시대를 뚫고 나가려면 포스트모던과 종교다원주의, 이런 물질문명과 이념이 평준화된 사회 속에서 우리가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논객을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논객이 없으니, 이제라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용조 목사는 "소위 변증 이론을 만들어서 세속화와 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던과 맞싸워 부딪칠 수 있는 방어벽을 구축해야 한다"며 "그래야 수많은 선한 세력들, 하나님의 세력들이 시대정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하 목사는 "다시 말하면 '세상을 위한 교회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한국교회도 얼마나 단체들이 이기적인지 모른다. 연합과 팀워크가 안 된다. 이것을 뚫어야 한다"며 "운동권들은 서프라이즈와 오마이뉴스, 전교조 전공노 등 다양하지만, 전부 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 각자이지만, 큰 세력이 연대하기 때문에 오늘의 시대정신을 만들어 가면서 그들의 이론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며 "숫자는 소수다. 20%도 안 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세상에서 판치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들은 80%의 세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뭉치지 못하고, 논객이 없고, 겁쟁이들이 많기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온누리교회는 이 시대정신을 이끌어가자"며 "교회 안에서만 있을 것이 아니라, 교회가 가진 비전과 힘과 에너지를 세상 속으로 보내자"고 역설했다.